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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 <괴물> 숨은 의미들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사카모토 유지 작가 : 쿠로카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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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 <괴물> 숨은 의미들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사카모토 유지 작가 : 쿠로카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

쥬한량 2024. 1. 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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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입소문이 좋게 나서 스포일러를 엄청 피하려고 애쓰다가 드디어 극장에 가서 봤습니다.



스포일러 피하기 위해 애썼지만, 스쳐지나가는 카피 문구나, 몇몇 분이 쓰신 리뷰의 몇 줄 정도는 안 볼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저에겐 영화를 보기 전에 대략 예상하던 스토리가 있었습니다.



포스터에 나오는 아이들 둘 중에 하나가 죽고, 그걸 죽인 게 누구인지, 혹은 다른 아이인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는 스토리인가 보다. (제목이 <괴물>이고 누가 괴물인지, 인간의 마음 어쩌고... 누군가의 리뷰에 '아이의 생각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니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식의 문구가 있었어서)

그리고 영화 보기 전에, 먼저 보신 다른 작가님이 영화 중에 나오는 어떤 소음의 정체가 나중에 밝혀지면서 마음을 건드린다고 하셔서... 그건 아이가 학대당하거나 폭행당하는 장면과 관련된 소음이 아닐까 생각했었죠. (어른이 아이를 학대하거나, 학폭이 나오나 보다 생각)



그리고 영화를 보는 중에는... 굉장히 미스터리한 장면들이 많습니다.

- 맥락없이 힘들어 하는 아이의 모습이라든가, 교장 선생님의 이상한 행동, 괴롭힘을 당하는 것 같은 아이의 너무도 해맑은 모습 등, 

- 논리적으로 연결이 되지 않는 장면들인데, 저는 그런 것들을 보면서 괴롭힘을 당하는 쪽으로 보이는 아이가 오히려 괴롭히는 아이를 가스라이팅하는 사이코패스가 아닌가 상상했었죠.

(죄송해요, 미스터리 소설 쓰다 보니 돌아가는 사고 구조가 그렇습니다. 크흑.)



그런데 모든 진실이 밝혀진 후에는,

아... 이것은 나에게 또 달리 익숙한 장르가 아닌가... 깨닫. 

(제 블로그 자주 오시는 분들은 무슨 말인지 가늠하실 듯)



그러나 여기서 스포를 남발하면 안 되므로, 그런 부분은 붉은 글씨 쪽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간단히 줄거리와 결말까지 정리해볼게요. 


내게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지 말아야할 이유

1막. 사오리 시점.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남편이 죽은 후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를 홀로 키우며 꿋꿋이 살아가는 싱글맘입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미나토의 행동이나 말이 좀 이상해진 걸 느낍니다.

돼지의 뇌를 이식하면 인간일까 돼지일까 같은 물음에서부터,

아버지처럼 될 수 없다거나,

갑자기 사라져서 연락이 되지 않다거나,

다쳐서 온다거나, 물통에서 흙탕물이 발견된다거나...



결국 사오리는 미나토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묻고, 미나토는 담임 선생인 호리 선생(나가야마 에이타)에게 맞거나 상처주는 말을 들었다고 말합니다.

사오리는 교장 선생님을 찾아가 면담하고, 상당히 이상한 분위기에서 호리 선생에게 사과를 받게 됩니다. 굉장히 찝찝하고 이상한 사과였죠.




하지만 그 이후에도 미나토의 이상 행동은 사라지지 않았고

호리 선생은 미나토가 오히려 같은 반 호시카와 요리를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사오리가 확인해 본 요리는 미나토를 친구로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사오리는 다시 호리 선생의 잘못을 추궁해 그를 해임시키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태풍이 몰아치는 어느 날, 집 앞에 찾아와 미나토를 찾는 호리 선생의 목소리에 밖으로 나갑니다.


2막. 호리 선생 시점.

1막에서 보여진 호리 선생의 납득할 수 없던 태도와는 달리, 이 막에서 그는 나름 꽤 괜찮은 선생님 같아 보입니다.

새로 부임한 학교에서 잘해보기 위해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하고 여러 모로 챙기는 모습을 보입니다.




여자친구와도 잘 지내고 애완 금붕어를 키우는 다정한 남자같습니다. 취미는 책에서 오타를 찾아내 제보하는 것.

싱글맘 밑에서 자랐지만 스스로 남자답게 잘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담임을 맡은 반의 호시카와 요리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 같은 정황들을 보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근처에 미나토가 있는 걸 보았고, 심지어 미나토와 요리가 몸싸움까지 벌이게 되면서 호리는 미나토가 요리를 괴롭힌다고 확신합니다.

그런 상황을 요리의 아버지와 상의하기 위해 호시카와의 집까지 찾아간 호리 선생.

그러나 그가 마주한 요리의 아버지는 아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아이를 무시하고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하며 훈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어른이었습니다.

호리는 사오리의 행동 때문에 학교까지 퇴사했어도 나름대로 받아들이고 지내고 있었는데,

신문에 기사로까지 나면서 사람들의 괴롭힘이 심해집니다.



결국 호리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학교로 미나토를 찾아갑니다.

미나토만은 자신이 그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그에게서만이라도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듣고 싶어서 쫓았다가, 도망치던 미나토가 계단에서 굴러 보건실로 가게 됩니다.



호리는 상황이 극해진 것에 삶을 체념한 채 학교 옥상으로 자살하기 위해 올라갔다가 알 수 없는 소음에 귀를 기울입니다.


3막. 미나토의 시점.

미나토는 어쩌면 처음부터 요리가 맘에 들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요리의 특성(처음엔 제대로 안 나오지만, 요리가 여성스럽다거나 남자를 좋아한다는 표현을 했었나 봄) 때문에 그가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고 

요리의 아버지는 그걸 또 '돼지의 뇌'를 가졌다고 표현한거죠. (호리 선생이 한 말이 아니라 사실 요리 아빠가 한 말이었음)





미나토는 요리가 궁금하고 어딘지 모르게 끌려서 둘만 있을 땐 친구가 되지만

다른 아이들이 있을 땐 모르는 척 해달라고 합니다.



그걸 성숙한 요리는 담담하게 받아들입니다. 

어쩌면 친구가 너무 없어서 외로웠던 거였을 수도 있고, 미나토에게 원래 호감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요리는 자신이 발견했던 폐열차가 있는 비밀장소로 미나토를 데려갑니다.

그곳에서 두 아이는 자신들만의 아지트를 만들고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여기서 주로 했던 놀이가 '괴물은 누구게?'라는 게임(물체 카드를 자신이 모르는 상태에서 이마에 서로 붙이고 스무고개 하듯 맞추는 놀이. - 우리나라에서는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네요)이었습니다.



(이 게임의 문구 때문에 관객이나 호리선생이 오해하게 되는 포인트도 있습니다. - 영화 상에서도 어떻게 보면 좀 치사하게 활용한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둘의 관계를 아이들이 얼핏 눈치를 채면서 놀림감이 되어버리고

미나토는 요리를 보호하지도, 그렇다고 쳐내지도 못한 채 괴로워하다가

아이들의 놀림 때문에 미나토와 몸싸움까지 하게 됩니다.



그래놓고서도 요리에 대한 죄책감을 삭이지 못하죠.



그러다 엄마인 사오리에게 오해를 만들게 되고 호리 선생도 끌여들이고 일은 커집니다.

그러던 중에 자신의 마음을 직시한 미나토가 마침내 요리에게 마음을 열려고 하지만, 

이번엔 요리가 아버지의 강압에 못 이겨 할머니네로 갈 거라면서 여자아이를 좋아하게 되었다고까지 말하게 되죠.



그걸 듣고 절망하는 미나토.

하지만 미나토가 떠나기 직전 요리가 다시 뛰어나와 거짓말이었다고 고백하고, 요리의 아버지는 요리를 붙잡아 체벌을 가합니다. (아마도 때린 후 욕조에 넣고 샤워기 물을 틀어놓은 듯)



이내 태풍이 몰아치고 미나토는 요리를 찾아갑니다. 요리는 차가운 욕조 물 안에서 기절해있었고 

그런 요리를 끄집어 내어 정신을 차리게 만든 미나토를 둘 만의 아지트로 향하죠. 

(여기 연결이 조금 이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중간에 삭제된 장면이 있다고 합니다. - 이건 소설 번역기 돌린 아래 타래에서 확인하세요.)

둘은 아지트에서 태풍이 지나길 기다리면서 자신들이 죽어서 다시 태어나면 어떤 존재로 태어나게 될까 생각합니다.(이런 얘기가 중간에 계속 나오거든요)



그렇게 태풍이 지나고 아이들은 폐열차에서 나와 맑아진 세상으로 뛰어갑니다. 

햇살이 쏟아지는 들판으로 밝게 웃으며 달리며 (끝).



+ 비현실적인 엔딩 장면(태풍의 흔적이 전혀 없고 기찻길을 막았던 펜스는 사라져있음) 때문에 저는 당연히 아이들이 죽은 것을 암시한다고 판단했는데, 소설에서는 굉장히 희망찬 마무리더군요. ;;

감독님 인터뷰에서는 열린 결말로 남겨두고 싶으셨다고. (하지만 그 연출은 명백하게 새드 아닙니까;;)


사실 이 영화를 3막 구조(3개의 시선)로 편집하지 않았다면

그저 안타까운 소재의 드라마 영화였을 겁니다.



하지만 이걸 3개의 관점에서 다루는 방식을 취하면서 

관객도 각자가 볼 수 없는 영역에서 오해의 시선을 함께 쌓아가는 경험을 하게 되죠.

이해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부분들도 생겨나고요.

저는 그런 부분에서 공부가 많이 되었습니다.



자칫 짜증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사실 1막에선 조금 짜증날 뻔... ㅎ), 그걸 후반부에 얼마나 잘 풀어주느냐도 관건일 것 같아요.



원래 시나리오나 소설(사카모토 유지 작가가 처음에 소설로 간단히 먼저 쓰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나중에 시나리오를 함께 완성했다고 합니다 - 그러나 현재 일본에서 정식으로 출간된 소설은 영화를 바탕으로 각색화한 작품이라고 해요.)에 있었던 장면들이 영화에서 몇몇 삭제되면서 조금 설명이 부족한 부분도 있었는데요, 



이건 나중에 소설이나 각본으로 한번 확인해보고 싶네요. 

(인기 있으니 번역해서 들여오지 않을까도 생각...? - 마음 급한 제 지인은 일본어로 그냥 주문했더군요)

일단 개인적으로 소설 조금씩 번역해서 엑스에 타래엮으신 분의 링크

https://twitter.com/Gok_e_pa/status/1733871845290741862?t=RZ0MMx3_4yr0cQOpYkEYyg&s=32

 

X의 고은영님(@Gok_e_pa)

괴물 소설 읽는 타래 (스포 주의⚠️) 파파고로 일일이 찍어서 보는 거라 매우 천천히 이어집니다...🦥

twitter.com

영화 내에서 상징적인 연출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걸 다 찾아내는 관객들도 신기하기도 하지만, 그걸 다 적용한 각본가나 감독도 대단하신 것 같아요. 

(어떤 건 정말로 그런 의도였을까 싶은 것도 있지만 ㅎㅎ)



1회차 관람에서 안 보였던 것들이 2회차에서는 확실히 또렷해진다고 합니다.

아래에 제가 확인한 그런 상징들을 정리해볼게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이것도 붉은 글씨로 처리해놓을테니, 스포일러 싫은 분들은 건너 뛰시고 나중에 다시 와서 봐주세요. ㅎ



+ 그나저나 호시카와 요리 역의 히이라기 히나타는 진짜 이쁩니다... 하아, 뽀송하니 귀여워요. 

근데 부산 국제영화제 때 내한한 사진 보니 그새 많이 자랐네요. 역시 어린애들의 성장 속도는 빠릅니다.


*여기부터 영화 속 상징*

​- 호리 선생님은 교정된 게이이자, 호시카와 요리를 만나지 못하고 자란 무기노 미나토다 :
어린 시절 자신의 작문을 읽어주는 장면에서 '다음 세상에서는 여배우랑 결혼하고 싶다'라는 표현(간접적으로 그때는 남자를 좋아했다는 것을 보임), 뒤집어진 금붕어, 미나토와 비슷한 색상의 옷을 입음, 자살하러 옥상에 올라갔을 때 미나토가 그랬던 것처럼 한쪽 신발만 신고 있음.

- 미나토의 짝꿍 여학생은 모든 걸 알고 있었다 :
만화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슬쩍 나오는데, BL 만화표지. 그쪽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미나토와 요리의 관계를 얼핏 눈치채고 있었고 둘이 잘 되길 바라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음. 그래서 탬버린 옮기라고 선생님이 시켰을 때 일부러 둘을 엮어서 음악실로 보냄. 두 사람의 모습을 훔쳐보다가 소리를 내는 바람에 자리를 피했지만 근처에서 손을 씻고 있었음. 요리가 다른 남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걸레가 자신에게 오자, 요리에게 바로 주지 않고 미나토에게 넘겨버림("좀 챙겨!!"라는 암묵적인 대사가 들리는 느낌이었음ㅋ).

- 미나토와 요리의 호칭 변화 :
두 사람은 친하지 않은 척 하느라 서로의 이름이 아닌 성으로 부르고 있었음. (무기노 군, 호시카와). 교실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감정이 격해졌을 때 요리가 '미나토'라고 처음 부름. (번역 자막에서는 문화적 차이때문에 이걸 제대로 반영해서 번역해주지 않았던 걸로 기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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