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 Series for You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_평점:7점 본문

Some Favorites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_평점:7점

쥬한량 2010. 9. 5. 12:15
반응형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너무 좋아했던 나는, 비디오 시절에 비디오샵에서 중고 비디오를 구매했더랬다. 그리고 그 스토리를 풀어가는 방식과 소재가 너무 좋아서 비슷한 시나리오를 써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열악한 비디오의 재생버튼과 멈춤버튼을 수백번 눌러가면서 대사와 상황을 그대로 옮긴 시나리오 하나를 완성했다. (며칠이 걸렸는지는 기억이 잘 안난다. 생각보다는 빨리 했었던 것 같다.)
그게 남아있다면 좋으련만, 예전에 누군가가 내 컴퓨터를 봐주다가 한번에 싹- 날려버렸더랬다.
(따라쓰기가 아닌, 내가 쓰라는 하늘의 계시였을까- 하지만 아직 내공 부족이라고;)

빌리를 뮤지컬로 한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정말 기다려왔고 티켓오픈 예고가 떴을 땐 달력에 날짜 적어가며 기다렸다. 그러다 티켓 예매는 4월에, 공연은 5개월을 더 기다려서 9월에 보게 되었다. (왜 오픈하자마자 안보았냐고 물어보신다면, 혹여나 어린 친구들이 무대에 긴장해서 실수하는 모습을 보일까봐 연습 후에 보려고 조금 날짜를 늦췄습죠)

영화볼때도 연출이 조금 뮤지컬적이라고 느꼈었는데, 뮤지컬로 옮겨놓으니 그게 더 명확하게 드러났다. 무대장치나 연출 방식은 상당히 영국적인 색채가 많이 있고(당연하지만;), 전하고자 하는 바가 정확히 시각화되었다.

그리고 당연히, 가장 놀라운 건 공연하는 어린 친구들의 대담함과 대단함이다. 그 어린 나이에 큰 무대에서, 주연배우는 2시간 50분동안 온전히 공연해야 하는 그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 상상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들은 완벽했다.

물론, 어린 아이들이 공연에서 보여주는 약간의 부자연스러움이나 과장됨은 있다. 하지만 이건 성인 연기자도 마찬가지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은, Wow.

사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빌리와는 조금 느낌이 달랐다. 아마도 영화에서 공연했던 제이미 벨의 자조적인 표정이 너무 강렬했기에, 빌리가 그렇게 욕도 많이하고 가끔 버릇없는 소년이라는 것을 잊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지명은 초반부 내 머릿속의 비동기화를 마음속의 동기화로 확실히 바꿔주었다.

<그 날의 캐스팅>
이지명 군은 만능엔터테이너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는데, 처음부터 발레를 배운 배우는 아닌 것 같다.
(사실 난 캐스팅 사진에서 비슷한 느낌을 보여주는 '김세용' 군에게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는 어떻게 할지 조금 궁금하기도 하다)
영화에서도 그랬듯이, 나에게 '마이클'이란 캐릭터는 참으로 사랑스럽고 귀엽고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이 뮤지컬에서도 김범준 군이 아주 훌륭하게 소화해주었다. 실제 나이는 남자배우들 중 가장 많은 것 같은데, 어찌나 귀여운지. 빌리와 둘이 함께 탭댄스를 추는 장면에서 둘은 정말 프로였다.

공연에서 아쉬운 점은... 영국의 작품을 그대로 옮겨와서이겠지만, 담배 피우는 장면이 너무 많았고, 아이들이 욕을 하는 장면은 직접 듣기에 좀 거북스러웠다.
뮤지컬치고 음악이 기억나는 곳이 하나도 없을 만큼 약해서(내가 엘튼 존과 별로 안 맞는 것인가), 댄스가 들어가는 것을 제외하면 그냥 연극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사실 영화에서 빌리 엘리어트의 백미는 마지막 장면에서 빌리가 결국 성공해서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에서 주연으로 나오는 장면인데, 그건 완전히 삭제되었다. (중간에 성인 빌리와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있긴 하지만, 그건 차원이 좀 다른 것 같다. 스토리나 감동 면에서 여러모로)
나라면... 객석 앞자리에 아빠와 토니, 마이클의 자리를 마련해주고 거기에 내려가서 무대를 보는 장면을 카메라로 무대에 투사하는 식으로 극장에서의 형식으로 풀어가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아무튼, 멋진 5개월을 기다렸다가 VIP석에서 본 멋진 감동.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