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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SDF(Seoul Digital Forum)을 다녀와서

쥬한량 2012. 5. 31.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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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DF무대. @서울쉐라톤워커힐비스타홀

 

이번이 9회째였지만, 그간 그렇게 많이 알려진 편은 아니었다고 생각되는데(그전에는 좀 더 '기술'에 포커싱이 되어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재작년부터인가 대중적인 관심사로 확장되기 시작했고, 래리 킹이나 글로리아 스테이넘이 기조 연설자나 강연자로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올해. 나의 참가 사연은 꽤 길다. 

[그 긴 이야기 보기↓]


드디어 첫째 날.

[1시간 30분 일찍 도착한 사연↓]


첫날 첫 기조 연설자는 현 마이크로소프트 CEO인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

개인적으로는 미드 <슈퍼내추럴(Supernatural)>의 재커라이어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사진/좌 스티브발머, 우 재커라리어 역의 커트 풀러

 

그의 기조 연설은 기대보다는 그닥 감명을 주진 못했다. 

윈도우8의 새로운 UI는 애플의 그것을 뛰어넘지 못했다. 게임으로 치자면 세계관은 동일한데 스토리만 달라진 느낌? 그들이 말하는 '새로운 경험의 영향력'이란 그들이 것이 아닌, 애플의 것으로 느껴졌다.


김종훈(Jeong Kim) 알카텔-루슨트 최고전략책임자&벨 연구소(노벨상 수상자만을 위한 주차구역이 있을 정도로 엄청난 천재들만 있다는 곳. 이런 곳의 소장님이 한국계라니, 굉장히 뿌듯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음) 사장님은 기술의 발전이 우리 삶의 행복(Societal Wellbeing)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갈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개인화되는 정보들과 개인정보 보호가 필요한 메타데이타들이 계속 충돌하는 상황이 기술 발전과 더불어 발생할 것이며, 여기서 결국 중요하게 대두되는 것은 윤리적인 기준(Ethical Framework)이 될 것이라 보았다.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들이 다른 연사들에게서도 계속 나온다.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생산하는 ARM Holdings의

워런 이스트(Warren East) 회장은 포용적인 비지니스 모델을 통해 파트너사들과의 공생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밝혔다. (선진국에서 개도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에 모바일 CPU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적재산권을 공유)

 

그것이 변화하는 시장에 효율성을 가져오고 인프라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조용했지만 기업철학의 힘이 느껴지는 강연이었다.


구글의 연구과학자인 티브이 라만(T.V. Raman)은 어두운 색 썬그라스를 쓰고 강연자로 나섰다. 시각장애인이셨다. 처음 썬그라스를 쓰고 단상에 오르는 모습에 조금 의아했지만 그 이유가 밝혀지자, 관람석에서는 얇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를 비참하게 보는 탄식이 아니라, 그런 장애를 극복하고 '구글'에서 일하는 그에 대한 존경의 울림이었다(고 난 느꼈다).

그런 그가, 기술은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가진 전제(빈곤국에서든 선진국에서든, 장애인이든 정상인이든)를 극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했다. 정보들에 접근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 전 세계를 온라인화하는 구글의 방식은, 그럼으로써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만드는 것!


마이크 해리스(Mike Harris) 가트너 그룹 부사장은 클라우드 중에서도 '개인 클라우드'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했다. 이런 개인화로 인해 공유와 확산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이것이 여러 장치로 확대될때 그 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았다. (이는 N 스크린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됨)

과거는 브라우저가 정보의 세계로 통하는 포털의 역할을 하였다면 현재는 어플리케이션이 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것이 개인 클라우드가 되고 PC를 대체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무선'이라는 기술적 지원이 필수적이며, 사용자의 디바이스가 다양화됨에 따라 모든 OS에서 통용도 되어야 하는 만큼 플랫폼도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또한 사용자에 맞춘, 자유로운  UI 또한 재미있을 때 효과적일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덧붙인 의견은, '기술로 가능하다고 해서 소비자가 그것을 원하는 건 아니다'라는 점이다. 결국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인사이트와 그를 기술로 해결해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프리젠테이션 스타일에 있어서는 베스트 연사라 할 수 있는 분이었다. 

(역시, 컨설팅 회사 사람들은 썰 푸는 데에 있어서는 그게 실제 실력이든 아니든, 쵝오인듯 하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개인이 SNS를 통해서 홍보와 마케팅한 사례(고재영 빵집 등_동네빵집이 SNS나 블로그를 이용하여 고객과 소통하고 커뮤니티를 이뤄 월매출 3천만원 이상을 이뤄냄_사례보러가기)를 들며 정보통신기술의 진화를 통해 100세 인생에서의 기술 활용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2020년에는 NFC나 QRCode가 현금과 카드결제를 대체할 것이라고 보았다. 


[잠깐 생각_보실래요?↓]


 

오찬 특별연설로 박원순 서울시장님이 오셔서 Community Mapping에 대한 의견도 간략히 설명해주었다. 이는 대중 개개인의 노력으로 대중을 위하는 형태라 볼 수 있는데, 시민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공간(커뮤니티)를 모니터링하고 개선해나가는 것이다. 런던의 Fix My Street 서비스를 참고하고 있다고 한다. 보러가기

 

 

 

 

 

오후 세션은 윈드호스 인터내셔널의 CEO이자, <적정기술 그리고 하루 1달러 생활에서 벗어나는 법>의 저자 폴 폴락(Paul Polak)선생님과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님이자 국경없는과학기술자회 회장이신 유영제 교수님, 두 분의 강연 및 대담이었다. (사실 대담 분위기는 별로 나지 않았지만;) 

사실 어찌보면 내 입장에서는 폴 폴락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관심이 더 있어어야 했을텐데, 이 분에게는 저서 사인도 못 받고 마지막날 이름표에 응원메시지라도 받으려던 것도 실패...; 의지가 약했던 것일지도. 약간 후회도 된다. 

그래서인지, 크게 기억에 남는 대화 내용은 없는 슬픈 거시기...; 


 

이후 세션들 중 기억에 남았던 것 중 하나는, 대중의 참여를 통해서 거대한 것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사례. 구글 크리에이티브랩 데이터아트팀 디렉터인 애론 코블린(Aaron Koblin)의 발표였다. (구글에 '데이터아트팀'은, 존재만으로도 굉장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데이터아트라니...! 구글답다. 애론 코블린은, 알아보니까 엄청 대단한 사람이다. 퐁피두와 MoMa에 작품 소장되어 있는데다, 대중과 합작한 뮤직비디오로 그래미상 후보에도 2번이나 올랐다는.)

The Jhonny Cash Project 사례는, 하나의 뮤지비디오 장면 장면을 대중들에게 피처링을 맡기고 그것들을 모아서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한 것이다.

 

각각의 프레임이 얼마나 많은 참여가 있었는지 알 수 있게 되어있고 참여한 사람들의 크레딧도 정리된다. 대중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매력도와 그 결과물 자체도 깔끔하게 정리해낸 기획이 놀라웠다. 보러가기

인터페이스는 Narrative Device라고 정의하며 무형의 것을 유형으로 끌어냄으로써 대표성을 갖게하는 관계라고 보았다. 


_정리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강연자들이 실제로 이렇게 말했던 것인지, 나 혼자만 이렇게 이해한 것인지 확인은 안된다.

(안타깝게도; 다른 나라 언어로 진행되기도 하고 기술적인 용어도 있고.)

움베르트 에코도 발렛 수사의 글을 자신이 옮겨썼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나중에 찾아보니 '영감'만 되었을 뿐, 직접적인 영향은 아니었던 걸로 밝혀진 부분을 깨달은 적이 있으니, 나라고 별 수는 없는 것 같다. 다만 나 스스로 이렇게 '영감'을 받아 발전해가기 위해 이렇게 정리하는 것이니, 설혹 자료를 찾기위해 본 블로그를 방문하신 분은, 인용을 하거나 사용하실 때, 꼭 강연자 본인의 자료를 찾아서 확인해보시길 권한다. 블로그 주인은 책임을 회피하겠다.( ㅡ_-)

 


 

인텔 상호작용 및 경험연구소 소장인 제네비브 벨(Genevieve Bell)은 이번 강연자 중 유일한 여성이었다. (마지막날 사회를 보셨던 분 빼고. 동시통역을 3명 정도 되는 여성분들이 하셨는데, 이 때문에 대담자리에서는 '남자분이 이야기하시는데 제 귀에선 여성 목소리가 들려서 재밌네요'라는 농담도 던지시더라는. - 그냥 우스개 소리인지, 뼈있는 말인지는 확인 안되지만, 전자일 듯)

문화인류학자이기 때문에 기술에 있어서도 문화적인 접근을 간과하지 않으며, 사람들의 요구를 들어준다(경청?)는 개념에서 공존으로 접근하는 시각을 보여줬다.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 사람들에 대해 진실로 이해하는 것에 있어서 우리는 간혹 환상을 쫓고 있다는 것이다. 벨 소장이 연구팀에게 '가족'을 나타내는 사진을 찾아보라고 시켰더니, 아래와 같은 사진(실제는 다른 사진이었으나, 제가 구할수는 없네요. 가장 비슷한 느낌의 이미지를 찾았습니다)을 찾아왔다고 한다. 

이미지출처/http://blog.daum.net/heeya1027/237

 

헌데 벨은, TV를 보면서 저렇게 활기차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어디있겠냐고(엄마가 리모콘을 통제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실제 우리의 가족들의 모습이라며 다른 사진을 보여줬다.
(이 사진 역시 못 구해서 가장 비슷한 느낌으로 제가 찾아냈습니다) 

사진출처/http://mysterytuna.tistory.com/68


각자 자신이 보고 싶은 걸, 가장 편한 자세로 집중해서 각자 즐기는 모습이 실제 아니겠냐고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되면 혁신을 할 수 있다."라고 단언하였다.


 

디바이스와 플랫폼, 삶의 방식이 바뀌는 세상에 대해서는 에버노트 어플리케이션의 창립자이자 CEO인 필 리빈(Phil Libin)이 발언하였다. 우리가 인공지능이라고 부르는 기술은, 자신에게는 증강지능(Augmented Intelligence)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될 것이며, 이는 사람들을 '좀 더 똑똑하게 도울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또한 제품 디자인의 진화는 단 하나의 디바이스에서의 진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 걸쳐서 나타나야 한다고 보았다(Whole-Life user experience). 그리고 기술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 기회, 기업가 정신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하며 그 예로 App store를 들었다. 이것을 중심으로 Cloud, Open source infra, Social Media가 줄이어, 혹은 동시에 중대한 발전을 이루었고, 이는 Geek Meritocracy(이건 기업가를 빗대어 표현한 것인듯)를 성사시켰으니까.


 

게임과 공익적인 부분을 합치시키는 일에 대해서는 카이로스 랩의 창립자 겸 CEO인 마이클 김(Michael Kim)이 그간 진행해왔던 프로젝트와 향후 계획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교통 혼잡을 줄일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게임이 있었는데, 이는 실시간 교통정보와 게임을 접목하여 이용자들이 혼잡한 곳을 피하면서 보너스 점수를 획득함으로써 게임도 즐기는 동시에 공익적인 목적(도심의 차량 혼잡을 없애는)을 실현하는 획기적인 아이템이었다.

(들을 땐 그냥 그랬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정말 좋은 게임인 것 같다. 실시간으로 명확한 공익적인 결과가 도출되니까.)

카이로스 랩은 특히 '인간의 행동변화를 위한 게임'을 주창하고 있는데 이는 '습관을 디자인화'하는 방식을 통해 게임을 좋은 습관툴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게임을 통해 잘 살아가기 위해선(Well-Being) PERMA(Positive emotion, engagement, positive Relationship, Meaning, Accomplishment)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조건을 걸고 이를 재미있게 만들어 주면 긍정적인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예로 스웨덴 폭스바겐에서 진행했던 건반계단 사례(지하철 계단과 에스컬레이터가 같이 있는 곳은 대부분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데, 계단을 피아노 건반처럼 만들고 소리도 나게 하자, 나이드신 분들까지 즐겁게 계단을 오르내리게 된 사연)를 보여주었다. 보러가기 (이 사이트에 모여진 폭스바겐의 사례들 다 좋네요~)


 

 

이번엔 내가 가장 즐겁게 보았던 강연자, 이그 노벨상 창립자이자 유머과학잡지 <기발한 연구(Improbable Research)>의 편집자이자 영국 가디언지 칼러니스트인 마크 에이브러햄스(Marc Abrahams)의 이그 노벨상 이야기이다. (덧붙이자면, 이분 자체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케이스 스터디 대상이기도 하다. - Marc Abrahams: Annals of an Improbable Enterpreneur)

 

연구자들은 뭔가 획기적인 발견이나 기술개발을 위해서 연구를 하지만, 간혹은 이런 연구가 왜 필요한 것인지 일반인이 봤을 땐 의아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연구들 중에서 '웃긴' 대단한 연구들에 수여하는 상인 이그 노벨상의 기존 수상자 이야기(평화상에 노래방 개발자라든가, 졸음을 방지하기 위해 정신줄을 놓으면? 머리에 쓴 2중 헬멧이 시야를 가리는 헬멧, 데킬라를 다이아몬드로 바꾸는 기술, 개구리 자석부상-이건 보여줘도 뭔지 모르겠음;; 헌데 이 분은 실제 10여년 후 노벨물리학상도 받으셨다고 함)를 하며 엉뚱해보이는 개발이지만, 이를 다른 시각으로 보고 이를 통해 또 새로운 방향성을 볼 수 있는 시각과 시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한국인 이그 노벨상(환경상) 수상자도 있어서 그 분이 초대되었었고(FnC코오롱의 임원이어서, 회사 사원들을 모아서 다음날 에이브러햄스 씨를 초청해서 사내 강연도 했더군요. 관련기사), 실제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도 하는 유쾌한 순간도 있었다. 이 분은 문지르면 향기가 나는 양복을 개발하였는데, 한국의 회식이 많은 문화에서 집에 들어갈 때 위장할(?) 수 있는 용도를 위해 개발하였다고. 에이브러햄스 씨가 그 분 앞뒤옆 사람들에게 향기가 나는지 문질러보라고 시켰고, 주변의 사람들은 실제로 문질러 본 후 향기가 좋다는 의미로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이그 노벨상 수상식은 실제 노벨상 수상자들이 시상자로 참석하며(애정이 깊어서 글이 길어진다...;), 재미있는 점은, 수상자들에게 소감 발표시간은 단 1분 주어진다는 것이다. 만약 그 시간이 넘어가게 되면 '귀염둥이'라고 불리는 8살 소녀(꼭 8살 소녀만 고용)가 수상자 앞으로 나가서 "그만해요, 지겨워요! 그만해요, 지겨워요!(Please, stop, I'm bored!)"를 멈출때까지 반복한다고 한다. (이런 깨알같은 디테일, 정말 사랑한다. 흑흑흑;)

 

마지막 수상자의 영상으로, '방독 브래지어'를 개발한 여성과학자분(체르노빌 원전사태에서 방독면만 있었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구해질 수 있었을 것에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개발하셨다고-이건 실제 특허도 받는데 성공하셨다는)의 수상 영상이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자신이 하고 온 브래지어를 풀어서 2개의 방독면으로 변신시킨 후 시상자로 나왔던 노벨상 수상자들에게 굳이 씌우고, 그걸 또 즐거워하는 저명한 과학자들의 모습은 묘한 동질감으로 인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줬다.


[흥분되는 에필로그_보기↓]



 

소외된 사람들에게 간단한 기술로 의료 형평성(Reaching for Equity)을 실현한 메딕 모바일의 조쉬 네스빗(Josh Nesbit) CEO는,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는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 아주 간단한 문자만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SMS를 정보의 게이트웨이로 삼아서 메시지를 분류화하고 이를 통해 의학적 조치를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 메딕 모바일의 행보는 Hope Phones 캠페인을 통해서 16개국의 소외된 지역에서 지속되어 가고 있다.

 


 

이렇게 첫째날, 인상깊었던 강연들은 마무리 되었다.

 


둘째날, 웹2.0의 주창자이자 CCL의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는 팀 오라일리(Tim O'reilly) 오라일리 미디어 그룹 창립자 겸 CEO<와이어드>매거진 공동창간자이자 <기술의 충격> 저자인 케빈 켈리(Kevin Kelly)씨의 공동 기조연설로 시작되었다.

 

사진/강연중인 팀 오라일리

 

팀 오라일리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의 힘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2005년의 무인자동차가 처음 개발되었을 때 그 속도와 성능은 2011년 구글에서 개발한 무인자동차를 상상도 하지 못할 높은 수준이었다. 구글에서 어떻게 그런 자동차를 만들 수 있었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 구글은 '우리는 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이는 방대한 데이터가 가지는 힘과 이를 조직화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가진 힘이라 할 수 있다. 헌데 이러한 정보들을 사용하는 데 있어 윤리적인 문제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구글의 기업모토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는 그만큼 중요한 철학인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기술이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그 핵심은 '사람 중심(based)'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케빈 켈리(영화<매트릭스>에 영감을 주었다고 알려짐. 하지만 켈리는 기계가 진화하여 인간을 지배하는 일은 없을 거라 본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 개발된 기계가 인간에 해가 되는 방향으로 진화하지는 않을 것이라 보는 것이다. -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법칙과도 비슷한 맥락?)는 이 시점에서 '기술'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특히 이제 기술은 하나의 개별적 기술로 존재하는 것 보다는 여러 기술들이 복합체를 이루면서 그 덩어리가 하나의 Technium으로 활동한다고 보았다. 이는 단순한 복합체가 아니라, 그 자체로 무의식적 욕구와 성향이 있는, 살아 진화하는 유기체와 같다고 하였다. 새로운 기술(solution)이 새로운 문제(problem)을 만들어낼 순 있겠지만, 우리에게 그 기술을 사용할 것인가 말것인가에 대한 선택권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나아가도 되지 않겠는가 의견을 냈다. 기술을 옹호하지만 그것에 휘둘리지 않는 아날로그적 감성의 케빈 켈리 블로그


[케빈 켈리씨와 나↓]


 

기술과 철학에 대해서는 영국 허트포드샤이어대 철학과 교수이자 유네스코 정보 컴퓨터 윤리분과 의장인 루치아노 플로리디(Luciano Floridi)가 역시 철학과 교수다운 화법으로 이야기하였다. <맥베스>를 인용하여, "어느 씨앗에서 싹이 날것인가?"하는 물음을 우리가 기술을 다루는 철학과 연계시키면서, 우리가 심을 씨앗에 맞는 환경을 준비해야한다고 하였다. 또한 기술을 개발할 때에는 몇 수 앞을 내다봐야하는데, 기술의 적용을 위해 나중에 환경을 바꿔야하는 기술은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디자인도 기술에 있어서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적은 투비용으로 높은 환경적 이점을 창출해낼 수 있는 것이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미디어 플랫폼과 서비스 개인화에 있어서는 VOD 서비스인 훌루 인터내셔널 총괄/수석 부사장인 요하네스 라쳐(Johannes Larcher)가 강연했는데, 현재 훌루의 서비스(사람들이 원할 때,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방식으로)가 진정한 On Demand이며 이는 결국 '개인화'의 이슈라고 보았다. (훌루는 VOD전의 광고영상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다. 광고주에게도 좀 더 강력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사용자 입장에서도 어차피 봐야하는 광고에 대한 선택권은 그 요소 자체로 중요한 시사점인 듯 하다.) 일본에서도 훌루 서비스가 꽤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http://www.hulu.com/


 

미국 뉴욕시립대학교 저널리즘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구글노믹스>의 저자인 제프 자비스(Jeff Jarvis) 교수'공공'과 '규제'측면에서의 인터넷에 대해 이야기했다. 인터넷이 힘을 얻자, 규제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인터넷이 가진 속성, 본질, 잠재력 등이 제대로 평가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한다는 것은 너무 이른 발상이라고 보았다. (실제로 스웨덴에서는 구글맵에서 사용되는 이미지에 대해 사용이 가능한가, 법적 소유자는 누구인가, 허가는 누가 내야하는가 등으로 문제가 많았다고 한다) 그런 규제는 공공의 잇점(구글맵을 예로 보자면 많은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정보들)을 가로막는 상황을 만들게 된다. 물론 공공의 정보를 위해 개인의 정보가 악용되는 일은 없어야 하므로 Privacy, Piracy, Peolophilia, Decency, Security, Civility 모두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았다.


정부2.0 논의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정부에 참여하는 방식에서, 개개인의 성격에 의한 차이로 참여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기술이나 여건에 의한 차이가 생겨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연사 중 Spigit 최고전략책임자이자 전 영국 노동연금부 CTO인 제임스 가드너(James Gardner)가 이야기한 Ideas Street(주식시장-Wall Street-에서처럼 아이디어에 가상의 주식을 투자하고 실행하는 커뮤니티)의 시민참여 방식도 흥미로웠다. 


 

소셜 디자인 측면에서는 페이스북의 성장/참여/모바일전략 총괄인 하비에르 올리반(Javier Olivan)이 강연자로 나섰는데(내가 가진 '좋아요'카드를 들고 같이 사진 좀 찍어보려고 계속 벼렀으나, 마지막날까지 놓침...;), 인터넷으로 정보를 접하는 방식에서 보면, 90년대에는 정보를 브라우징했고, 00년도에는 검색을 통해 찾았다면, 10년대에는 정보를 (지인을 통해) 발견하는 세상이 되었다고 보았다. 이는 정보웹이 소셜웹으로 변화하면서 일어난 일이며, 인터넷을 통해 인간관계의 거리가 더 줄어들었다고 보았다. (과거 6다리-degree-가 최근 조사에서는 4.7다리가 되었다고 함. 미국 기준이기 때문에 기존에도 이미 3-4다리였던 우리나라에서는 2-3다리로 줄었을 가능성이 클 것 같다.)

 

결국 앞으로의 디자인(struct)은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을 고려하여 하여야 하며, 페이스북에서는 Tagging이 바로 그러한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의 사진공유 서비스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의 재난에 대해 현지에서 즉각적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Disaster Message Board(해당 국가를 기준으로 볼 수 있었던 듯. 지금은 서비스를 못찾겠네요. 관련하여 정리된 기사 링크)를 런칭하여 세이브더칠드런(!-사실 이걸 빌미로 말 걸어 보려고 했었는데)이나 적십자의 활동을 도왔다며, 정보 공유와 발견이 소셜웹 서비스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야기했다.


 

독립 모바일 광고 회사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인모비의 창립자 겸 CEO인 나빈 티와리(Naveen Tewari)씨는 회사가 가진 영향력만큼 확고한 모바일광고에서의 비전을 보여줬다. 이용자들이 모바일을 이용하는 것은 자신들의 다양한 틈새시간(횟수가 상당히 많을)이기 때문에 분야에 상관없이 모바일 광고의 효과성이 타 매체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전통매체의 광고와 함께 진행될 때 그 효과가 배가된다고 하였다. 특히 모바일광고는 사용자 중심으로 개인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Real-time Personalised Dynamic ads로 발전해야한다고 보았다. (영화<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의 광고보다 조금 덜 간 느낌 정도인 듯) 더불어, 현재도 실험중에 있지만, Dual Screen Ads(2개의 채널로 행동을 요구하여 광고인지를 높이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 예: TV에서 수족관 광고가 나올 때 스마트폰으로 해당 광고를 스크리닝하면 상어가 스마트폰 화면으로 튀어나온다든지)처럼 복수의 매체가 접목하여 광고를 2중으로 노출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상당히 흥미롭게 설명하였다.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


 


 

이제 드디어 마지막날. 


[우연히 이장우 박사님을 만나다↓] 

 


사실 내가 가장 만나보고 싶었던 인물은 셋째날 기조연설자인 돈 탭스콧(Don Tapscott) 막시 인사이트 회장(<매크로위키노믹스>, <디지털 네이티브>저자)이셨다.

사진으로 봤던 인상은 좀, 뭐랄까, 내가 별로 안 좋아할 느낌(이른바 재벌 회장님?)이 많이 들었는데,

강연하는 방식(쉬운 단어와 용어로 어렵지 않고 흥미롭게 설명해내셨다. 혹여 중요 내용 놓칠까봐 동시통역을 끄지 않고 있었는데, 내 영어 수준에서도 크게 문제 되지 않을만큼 쉽게 느껴졌다. 원래 1시간 분량의 발표라는데 그걸 반으로 줄였어도 큰 문제가 느껴지지 않았을 정도.)에서는 강연자 중 단연 최고가 아니었나 싶다.

 

_이분의 강연을 보면서 아인슈타인의 명언이 다시 생각났다.
"If you can't explain it simply, you don't understand it well enough."

 

현재의 시대에서 보호주의는 컨텐츠의 생존을 오히려 위협할 수 있으며(MP3 파일의 사례. 만약 컨텐츠 소유자들이 규제/고소로 처리하지 않고, 소비자가 소비하는 적절한 방식을 제시하는 것으로 응대했다면 더욱 큰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었을 것), 미래는 예측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목표를 가지고 달성해야하는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협업을 자정적으로 해나갈 때 가능할 것이며, 새들의 군무가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여러 리더가 돌아가면서 집단 리더쉽을 발휘하고 이러한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 진다면 집단 지성이 이룰 수 있는 정점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돈 탭스콧 씨와 나↓]


 

빅 데이터 관련해서 가장 인상적인 강연을 펼친 인물은 (의외로) 아마존닷컴의 CTO이자 부사장인 버너 보겔스(Werner Vogels)였다. 서비스의 주도권이 사용자에게 이관되면서 브랜드 로열티는 점점 더 낮아지고 선택권은 소비자에게 넘어갔다. 이런 시점에서 기업은 빅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빅 데이터로 불리우는 방대한 데이터들의 집합체는 커지면 커질수록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기 때문에(Bigger is Better), 대규모의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면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시 분석에 대한 해결책은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빅 데이터는 광산에 뭔가 묻혀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 어떻게 찾을 것인지, 어떻게 캐낼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항상 가지고 있고, 여전히 그 해결책은 사람의 인사이트에 달려있다. 기술로 조금 더 수월하게 되었을진 몰라도, 여전히 분석자의 인사이트는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아마존에서는 공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셋을 모아서 대중에게 제공(http://aws.amazon.com/ko/publicdatasets/)하고 있지만, 아직 그 조합이 되는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에는 웃긴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관심이 간 세션은 CCL(Creative Commons License)이었다.

특이하게도 서울북부지방법원 부장판사인 윤종수 판사님(사진 좌)이 CC코리아(LetsCC.net) 프로젝트 리드로서 사회를 맡았고, 박홍석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학술연구정보본부 본부장(사진 우)과 YEIZON의 랩퍼이자 프로듀서인 '낯선'(사진 하)이 연사로 나서서 대담을 펼쳤다.

 

 

지식은 공공재라는 인식에서 출발하는 CC는 소비자가 생산자인 Prosumer개념에서 저작권물에 대한 사용을 허가한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대학들의 강의를 공유하는 KOCW나 학술논문을 공유하고 인용을 허락하는 DCollection(실제 자료는 RISS에서 검색-이건 좀 이상하다;)을 통해, 유료였다면 단 2% 정도만 활용되었을 정보를 빅데이터식 정보 융합화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CC는 '무료로 사용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나의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더 양질의 정보를 확산하여 서로 더 발전적인 컨텐츠를 생산/소비하는 개념이 되는 것이다. 규제가 있는 컨텐츠는 사람들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그 활용도와 매력이 떨어질 것이고, 확산도 되기 힘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앞으로는 모든 컨텐츠에 있어서 이 속성을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 지금의 것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조금 포기함으로써 더 큰 기회를 기대해볼 것인가. 도박같은 문제일 수 있겠지만,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도전이 필요함에 이의를 제기할 순 없을 것이다.


[낯선 씨가 무대 위에서 찍은 대중의 'Z'↓] 

 

 

이렇게 (나의 블로그 인생에서 가장 긴 글이 된) 2012 SDF 참관기를 마친다.

언제 다시 보게될 지 모르는 세계적인 연사들의 강연을 현장에서 접한 감동, 비전, 인사이트에 지금도 꿈을 꾼 듯 흥분된다. 책으로 읽으면 뻔한 소리일지 모르지만, 현장에서 직접 바디랭귀지와 함께 접하는 강연자들의 이야기는 확실히 전달되는 정도(%)가 다르다.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환경에서는 2단계쯤 위의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나, 1단계쯤 낮추어서 5년 정도쯤은 앞서가는 서비스에 대한 개념은 잡을 수 있을 듯 하다. 


_좀 아쉬운 것이자 이상했던 것은, 연사들은 다른 연사들의 강연의 잘 안듣고 자신의 것만 하고 사라진 것. (물론 안 그러신 분들도 꽤 있었지만, 정말 유명한 사람들은 다 사라지더라... )

 물론 정말 바쁘시겠지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많이 듣는 것도 중요하지 않은가...

(특히 페이스북에서 온 올리반씨. SNS이야기 세션 딱 하나 있었는데 그 이전에 나가버리심. 

내가 사인 못 받아서 콕 집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사실은 그게 진실임. -_- ㅋ)


_열심히 듣고 있다 살짝 찍힌 첫째날. "나 조기 있어요~" in SBS 8시 뉴스 (2012.5.22) 

 

* 모든 강연자의 사진은 직찍을 제외하고는 SDF공식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것을 활용하였습니다. Kurt Fuller의 사진은 위키피디아의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그 외에는 사진/이미지의 하단에 출처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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