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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테이션 게임(The Imitation Game, 2014)_평점:8/10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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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테이션 게임(The Imitation Game, 2014)_평점:8/10점

쥬한량 2015. 2. 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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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4 (시사회)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또 다시 한번의 천재 연기(<호킹>, <셜록>에 이은)에 대한 기대,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에 대한 이야기라는 2개의 주요 감상 포인트에 더해진 멋진 영국 배우들의 대거 추가(매튜 구드, 마크 스트롱, 찰스 댄스, 알렌 리치, 로니 키니어, 키이라 나이틀리)는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켰습니다.


(전 특히 매튜 구드... - 역사를 모르고 본 터라, 혹시나 앨런 튜링과 휴 알렉산더의 이벤트도 있나 기대를 했건만, 역시 덕스러운 기대였습니다. 기계의 성공을 확인한 후 나눈 미묘한 눈빛 대화는 제 맘대로 상상해 버리렵니다. 훗;;)




줄거리_어릴 때부터 수학에 뛰어났지만 사회성이 부족했던 앨런 튜링은, 기숙학교에서 자신을 챙겨주던 크리스토퍼를 통해 암호학을 접하게 되고 깊이 빠져든다. 2차 세계대전 시기에 암호전문가들을 구인하는 곳에 지원하여 팀원이 된 튜링은, 팀원이나 사령관(데니스턴 중령)과 마찰을 빚게 되지만, 처칠 수상에게 쓴 편지로 인해 팀장의 직위를 갖게 된다. 암호해독을 위한 기계를 만들기 위해 더 뛰어난 인재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조안을 만나게 되고, 그녀로 인해 사회성을 좀 더 익히고 팀원들과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가게 되지만, 기계(현재의 컴퓨터)의 완성은 더디기만 하는데...



동성애가 범죄인 시기의 동성애자, 수학 밖에 모르는 사회성 부족한 수학 천재.

이 2가지가 복합되어 앨런 튜링의 삶은 힘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의 그런 아픔을 최대한 보듬으려 애쓴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사람들과 잘 지내지 못했던 건 어린 시절 친구들로부터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든지, 조안과의 약혼을 깬 것이 그녀를 지켜주기 위해서인 것으로 본다든지 - 이건 사실 찾아보니까 역사적 근거는 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종종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괴짜들에 호기심과 호감을 느끼긴 하지만,

정말 이런 인물이 근처에,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면 짜증나고 두려울 수 밖에 없겠지요. 

(<빅뱅이론>의 '쉘던'도 관찰자 입장에서는 재밌습니다만, 제 룸메이트라면 전 같이 못 살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이 영화에서는 천재를 방해하는 '부족한 인간들'로 비춰질 수 있는 동료들이 십분 이해가 갑니다. (그래도 어쨌든 막판에는 서로 도와서 과업을 완수해냈잖아요?)


영화는 앨런 튜링의 말년(이라고 하기엔 사실 중년이지만)인 현재(1950년대), 그의 어린시절(너무 사실적인 캐스팅이 충격적이었던)인 과거(1930년대), 과업을 진행했던 2차 세계대전 당시(1940년대)를 넘나들며 보여주는 데요, 개인적으로는 현재는 시작과 끝 부분에서 정도만 삽입되었으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설명하는 데에 더 깔끔하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뭔가 로니 키니어의 등장씬을 많이 해주고 싶었던 것 같은 느낌?), 감독의 선택도 많이 나쁘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가 모두 전반적으로 훌륭했기에 모든 이야기들을 설득력있게, 진지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베니는, 역시나 앨런 튜링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연기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인성적으로 조금 미화되었다고 느껴지지만. 이 정도면 뭐.)

후반부에 외로움과 크리스토퍼에 대한 애정이 복합되어 표현된 북받치는 울음은, 정말이지 앨런 튜링의 인간적 고뇌와 베니의 연기력이 잘 발현된 씬이라고 생각합니다.


(캡춰는 영 보기 힘들... 저 안티 아닙니다;) 


(베니는 이런 연기를 정말 잘하는 것 같아요. <스타트렉>에서도 '칸'이 자신의 동료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한 씬에서 감정을 정확하게 조절해서 눈물을 흘렸죠.)


개인적으로는 영화 마지막에, 모든 임무를 완수하고 기밀자료들을 캠프파이어 놀이 하듯이 동료들과 태우는 장면이 가장 맘에 들었는데요,

비록 그들의 업적을 담은 문서들은 한 줌의 재로 사라지지만, 자신들이 해냈던 성과(나중에 나오지만, 종전을 2년 정도 앞당김으로써 사망자를 1400만 명 정도 줄일 수 있었던)에 대한 확신과 뿌듯함이 담겨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베니와 어깨동무하고 있는 매튜의 그림이 너무 좋았을지도... 쿨럭;)


영화를 보고,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에서 진실이 과연 몇 퍼센트나 될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앨런 튜링의 이러한 업적에 대해서 영국 정부는 50년 동안이나 감추고 있었고 이 영화에서 보여준 것도 그 중에 얼마나 될런지요.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흘러간 시간들의 10% 정도는 커버할 수 있을까요?


아무튼, 이번 영화를 통해서 2차 대전에서의 '수학'이 얼마나 엄청난 역할을 했었는지,

폭격이 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공포에 떨었을지,

누군가를 살리고 죽이는 결정을 해야했던 이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그리고 무감각해졌을지)

그 시대를 살던 동성애자들은 얼마나 힘들었을지,

그 시대를 살던 여성들은 얼마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을지...

정말 다양한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런 천재 과학자가 너무 이른 나이(41세)에 자살(영국정부에서 암살했다는 설도 있네요)로 생을 마감했다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R.I.P.





이 영화의 한 줄 정리:

모든 판단의 기준이 지적 능력이었을, 어느 천재 수학자의 시대를 잘못 타고난 영웅 이야기.



+ 영화에서 감동적인 명구였지만, 직역하기 넘흐 힘든 문장... - 저보고 해석하라고 했으면 못했을 듯;

"Sometimes it is the people who no one imagines anything of who do the things that no one can imagine."


+ 키이라 나이틀리가 연기한 '조안(Joan) 클라크'에 대해서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자료가 거의 없네요. 하지만 실존인물인 것은 확실합니다. 어느 자료에는 John Clarke과 약혼했다고 잘못 쓰여진 것도 있던데, 아마 앨런 튜링이 동성애자였기 때문에 누군가 남자겠거니 생각하고 그렇게 썼던 것 같아요.  


+ 영화와 앨런 튜링 관련한 FAQ 형식의 페이지도 찾았는데, 은근 재밌네요. 


+ 찰스 댄스 아저씨는 <Game of Throne> 저번 시즌에서 인기 투표 1위를 했다고 하더니만, 이런 영화에서도 잘 어울리십니다. GOT에서 볼 땐 못 느꼈는데 키가 상당히 크시더군요. (191cm!)


+ 영화 때문에 정보 찾다가 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는 '에이다 러브레이스 백작부인'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튜링의 논문에도 언급되었다고 하네요) 바이런 시인의 버림받은(?) 친딸이어서, '아버지는 마음의 프로그래머이고 딸은 기계의 시인이다'라는 평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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