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 Series for You

선영아, 뭐하니? 본문

A Story

선영아, 뭐하니?

쥬한량 2009. 1. 1. 13:53
반응형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으면서
왜 그 시절이 생각났는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초등학교 1학년 때 만났던 친구 선영이가 생각났다.

고아원에서 살던 그 친구는
같은 고아원의 다른 친구였던 현정이가 어머니가 계셨던 것과는 달리,
정말로 완전한 고아였던 걸로 기억한다.

어린이날 즈음이었나...
아마도 내가 학급 부반장이었기 때문에, 내 어머니는 학교의 어느 행사에 참여하게 되셨고
거기서 각 반의 고아학생들과 '결연'식으로 맺어지게 되는 행사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당연히 내 어머니는 선영이와 짝이 되셨다. (난 그 행사에 참여는 하지 않았다)

행사를 끝내고 교실에 돌아온 선영이는 행복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너희 엄마가, 나에게도 너희 엄마를 '엄마'라고 불러도 된다고 하셨어"

분명히 내가 기억하기에 그 순간은
어린 내가 생각하기에도 내 자신이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할만큼(지금도 역시;)
내 어머니가 대견했다.
내 어머니가 그런 생각과 행동을 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러웠고 칭찬해드리고 싶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 어머니를 보고 말했다.

"엄마, 엄마가 선영이한테 '엄마'라고 불러도 된다고 했다면서?"
"행사니까 그랬어."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답을 하는 엄마에게
난 정말이지 뭐라고 해야할지 몰랐던 것 같다.
난 엄마가 자랑스러웠는데, 엄마를 칭찬해주고 싶었는데,
나의 어머니는 그것에 대해서 내게 변명을 하고 계셨다.
아마도... 어린 내가 질투로 상처받을까봐 그러셨을 거라고 생각은 들었지만,
혹시나 어머니의 대답이 그 자체로 진실일까봐 난 좀 서글펐던 것 같다.

10살도 안되었을 때의 일이지만,
내게는 아직도 상당히 깊고 강력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난 어릴 때 그래도 꽤, 어른스러웠던 것 같다.
누군가는 내가 환생을 많이 한 것 같다고 했다. 정말 그런걸까?
Nobody Knows.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