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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러부리 후렌즈, 케냐 가다(2)

쥬한량 2013. 3. 1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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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2

자유여행? 패키지? 에어텔?

 

 

 

여행 방식을 결정해야 했다.

 

하지만 이미 귀차니즘에 찌들대로 찌든 30대 중반의 여인네들에게 한창 바쁘게 회사생활을 해내면서 자유여행을 준비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일 수 밖에 없었고, 정보를 알아볼 시간도, 다른 일에 비해 관여도도 낮은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워니와 내가 그나마 달삣보다는 인터넷에 접근이 용이 하다 보니 둘이 중점적으로 알아보긴 했지만(사실 워니가 거의. 난 겨우 '검색'만 했을 뿐, 정보를 필터링 해내진 못한 채 친구들에게 던졌다;), 3명의 의견을 카톡으로 조율하고 맞추는 것은 상당한 내공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열심히 찾은 정보를 깊은 고민 없이 피드백 하는 것만큼 의욕을 떨어뜨리는 것은 없다.)

 

결국 3명이 얼굴을 맞대고 즉석에서 정보를 찾아보고 진행 세부사항들을 결정하기로 방식을 변경했다.

 

만나서 이야기하자, 1시간도 채 안되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우린 처음부터 현지 여행을 자유여행으로 조직화할 생각은 모두들 없었던 것 같다. 현지 여행사만 괜찮은 곳을 찾으면 그쪽과 모든 걸 협의하면 되니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케냐에서 자유여행 방식으로 여행을 준비하기는 거의 불가능 하다고 한다. 현지에 살고 있는 교민들도 조심해야 할 일이 많은 와중에, 다른 발전된 나라들보다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아프리카 국가에서의 여행자는 더욱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여행자들의 여행수기를 보면, 자유여행만이 여행의 참 의미인 것처럼 써놓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불확실성은 인생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이며, 타지에서의 그러한 경험은 인생 그 자체의 축소판일 수 있고, 현지인들과 더 많이 어울릴 기회를 가질 수 있으니까.

하지만 여자, 과년한 처자들끼리만 여행을 다니는 경우에 완전한 자유여행은 쉽게 선택하기 힘든 옵션이다. 물론 대부분이 아무런 사고 없이 잘 돌아오는 것 같다. 하지만 굳이 위험을 감수해야 할까? 자유여행이 아니더라도 '여행' 자체가 가져다 주는 기본적인 인생수업은, 그 방식이 어떻든 각자가 취하고자 하는 만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비록 조금은 비겁하고 값비싼 방식을 선택했을 지라도, 오랜 친구들과 함께 현재의 인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하고 같은 수업을 받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값어치가 있다고 우린 생각했다.

 

여행을 떠나는 게 조금은 두렵다면, 패키지도 좋다. 당신이 즐길 준비만 되어 있다면,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일 마음만 있다면, 심신이 두려운 자유여행보다 누군가가 챙겨주는 안전한 여행이 더 옳은 선택일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부모님을 모시고 다닐 땐 패키지가 서로에게 편하다.)

 

우린 다행히 비행기표를 엄청나게 싼 것을 찾게 되어서(이게 처음엔 너무 의심스러워서, 다른 여행사에 그 여행사의 비행기표 예매가 믿을 만한 거냐고 따로 확인해보기까지 했다;) 비용이 처음의 우려보다 많이 절약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여행사를 통한 기본 비용을 고려했을 때, 모든 준비와 현지 여행 경비로 1인당 400만원 이상은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비행기 170~250 + 여행사 150~200 + 여행경비/옵션 50~ )

 

 

++깜짝 팁! 여행경비

러부리 후렌즈의 1인당 여행경비
(인천-나이로비 왕복, 대한항공 직항, 7 10일 일정)

*비행기 130+tax 40 만원

*현지여행사 1610달러. 185 만원
(롯지 1, 컨트리 클럽 2, 캠프 사이트 2, 호텔 2, 전 일정 현지인 가이드/운전기사, 식사, 공원//시내투어 입장료)

*공통경비 67달러. 8 만원
(가이드 전 일정 팁, 공통 팁, 음료값 등)

*(옵션)벌룬 투어 430달러. 50 만원

  => 1인당 총 약 413 만원

 

 

 

 

 

 

 

 

 

 

 

 

 

 

 

 

 


프롤로그 3

여행 전 준비해야 할 것들

 

 

 

황열병 주사, 말라리아 약

 

아프리카 여행은 특별하다. 그 여행지가 가진 이계(異界)의 느낌도 그렇겠지만, 여행을 결심했을 때 해야 할 일들이 다른 곳들보다 뭔가 더 많기 때문이다(남미나 알래스카 같은 곳은 안 가봐서 비교가 정확하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출국 최소 10일 전에 황열병 예방 주사를 맞아야 한다. 그리고 말라리아 예방약도 함께 처방 받아서 준비해가야 한다. 주사는 국립의료원과 인천공항에서만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예약하여 접종 받아야 하며, 한번 맞으면 10년 정도 예방 효과가 있기 때문에 나중에 남미 지역을 여행하게 되더라도 유용하다. 황열병 주사는 약간의 부작용을 동반하는데 심한 경우에는 쇼크까지 올 수 있어서 주사를 맞은 후 30분 정도는 병원에 머무르길 의사가 권장한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게까지 신경 쓰진 않는다. 나도 10분 정도 앉아있다가 별다른 느낌이 오지 않아서 그대로 회사로 출근했다.)

 

난 국립의료원에서 주사를 맞았는데 문진해주신 의사 선생님이 너무 상세히 설명을 해주셔서 2-3분 문진 후 바로 주사만 맞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거의 15분 정도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이런 경우 여자들은-간혹 남자들도- 오해하게 된다. '내가 예뻐서...?' 하지만 동일한 의사에게 주사 맞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나의 회사 동료도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하니, 나의 오해는 오해인 걸로.)
난 분명 팔랑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위험을 무시하는 성격은 아니기 때문에, '만에 하나'의 가능성에 대한 의사 선생님의 강력한 조언으로, '파상풍' '장티푸스'까지 다 맞았다. 아프리카에서 정말 건강하게 살아 나오고 싶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예방할 수 있는 것을 돈 몇 푼 아끼자고 간과하는 것은 오히려 미련한 짓이지 싶어 크게 고민하지 않고 주사를 맞았다(하지만 인지부조화에 의한 합리화를 했던 것일 지도).

 

주사 후유증은 생각보다 별로 없었다. 겪어보지 않은 형태의 두통이 조금 있긴 했지만(머리 정수리에 돌덩이가 하나 얹어진 느낌과 지속적인 미열?) 크게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보다 조금 더 일찍 주사를 맞았던 달삣은 팔이 욱신거리고 아팠다고 한다. 주사를 맞고 3일 정도는 격한 운동과 음주를 금하라고 하는데, 사실 난, 그 규칙을 지키기가 더 힘들었다. (‘금지’는 새로운 일상을 부른다. 평소에 먼지에 묵혀두던 운동기구 '트위스트런' 위에 수시로 올라가고 싶은 충동이 들고, 연락도 없던 옛 동료들이 갑자기 나의 동네에서 번개를 쳐서 불러낸다.)

 

말라리아 예방 약은 국립의료원에서 처방을 받아 바로 사오긴 했지만, 고민이 조금 되었다. 예전에 달삣이 중국을 여행할 때 먹은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 몸 상태가 상당히 안 좋아져서 이번엔 안 먹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내가 일하는 곳(이직한 지 3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이곳을 '회사'라고 불러야 되나 '기관'이라고 불러야 되나 고민하게 된다. 나는 현재 국제구호개발NGO에서 일한다)에서는 면역력이 약한 아프리카의 어린 아이들이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하게 된 많고 다양한 사례에 대한 자료가 있으며, 그 위험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에 파견되었던 동료 한 명도 실제 걸렸었고 그로 인해 큰 고생을 한 적이 있어서 그 무서움을 알고 있는 내가, 약간의 부작용을 우려해서 예방약을 안 먹는 것은 무책임하기까지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난 한국에서도 모기에 굉장히 잘 물리는 체질이다. 어느 연구에서 10명 중 1명이 그런 체질이라는 조사를 내놓았는데 내가 그 10%에 들어가는 인물임에 틀림없는 위험한 상황인 것이다.)

 

또한 이번에는 동반 여행자가 있는 상황이니, 이 여행에서의 내 ‘몸’은 ‘내 몸’이 아니다. 함께 여행하는 친구들과 한 몸이라는 생각으로 몸 관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난, 말라리아 약을 먹기로 결정했고, 달삣도 설득해 먹이기로 결정했다. (워니도 안 먹을 생각이면 2배의 노력을 하려고 하였으나, 둘은 생각보다 쉽게 설득되었다.)

 

 

 

 

 


 

전체 이야기는 아래 Zip파일 또는 ISSU로 보실 수 있습니다.

러부리후렌즈_케냐 가다.zip

(PDF 파일도 양면으로 보실 때 가장 훌륭한 화면을 선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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