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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Cinderella, 2015) vs. 에버에프터(Ever After, 1998)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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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Cinderella, 2015) vs. 에버에프터(Ever After, 1998)

쥬한량 2015. 3. 2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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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Cinderella, 2015)_평점:4/10점

2015.03.27.



볼 일이 있어서 휴가를 내고 일을 마친 후,

남은 (소중한) 시간 동안 극장에서 낮 영화를 즐기기 위해 예매를 했습니다.


<위플래시>가 가장 보고 싶었지만, 시간대가 안 맞아 포기하고(다른 영화들도;)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신데렐라>를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기대는 무참히 깨지고 너무도 짜증이 난 나머지 집에 돌아와서 <에버에프터>를 다시 찾아보고(이 영화는 영어공부용 비디오 테이프까지 구매했었더랬죠;)

급기야 이렇게 비교 리뷰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네, 사실 전 게을러서, 2가지 영화를 비교하면서 이러쿵저러쿵 못했었습죠)



'왜 만든 걸까' 의아한 <신데렐라>


보통 무언가를 리메이크할 때는, 원작이 놓친 부분을 채워넣거나, 다른 시각으로 사건을 해석하는 식의 '재창조'가 들어갑니다.

저는 특히나 그런 식의 리메이크를 상당히 좋아하고(조 라이트 감독의 <오만과 편견>,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현대화한 <클루리스>, 고전영화를 현대식으로 해석한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다른 문화에서 해석한 <조선남녀상열지사> 등),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만들어보고 싶은 작품들도 리스트해놓고 있습니다만, 이번 영화는 정말 '리메이크적 재미와 재치가 하나도 없어서 짜증나는 바람에 졸리지도 않는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케네스 브레너가 그간 세익스피어 원작만 너무 만들었던 탓일까요? '원작'에 너무도 완전하게 입각한 스토리/연출 전개라니 - 그거랑 이건  다르잖소........ OTL)


앞에 상영된 <겨울왕국 열기(Frozen Fever)> 단편 애니가 아까울 정도라고까지 표현하고 싶습니다(내 영화비는 네가 가져가렴).


<겨울왕국>에서 보여준 여주인공의 현대적 변화(자주적이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는)는 100년 쯤 후퇴해버렸습니다(디즈니의 변화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영화를 계기로 정말 실망했습니다). 

지금 시대에 왜 신데렐라의 아름다움이 얼굴과 몸매(가슴이 그렇게 강조된 동화속 공주라니...)로 보여져야 하는지, 왕자는 왜 그녀의 미모와 여성스러움, '착하기만 한 마음'에만 반해야하는지... 왕자까지도 너무 '동화적'인 행태를 보여서 아둔해보이더군요(아픈 아버지 침상에 다리를 모으고 아이처럼 누워있는 품새란;). 

남자분들은 어떻게 느낄지 궁금한 부분이었습니다.


심지어 기대했던 케이트 블란쳇 마저 캐릭터(새 엄마)의 생각을 읽을 수 없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배우 탓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그나마 정말 정말 재미를 뒤지고 뒤져서 찾는다면 미드나 영드에서 얼굴이 익숙한 배우들이 몇몇 나온다는 것?

(<왕좌의 게임>, <다운튼 애비>의 주역들)


결국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너무 짜증이 난 나머지 집으로 돌아와 <에버에프터>를 다시 보았습니다. (개봉 때부터 세어보자면 5-6번째쯤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입체적인 캐릭터, 풍부한 사건들로 새로운 신데렐라를 만들어낸 <에버에프터>



역시나 다시 본 <에버에프터>는, <신데렐라>와 비교하니 더욱 재미가 있었습니다. (나름 슬픈 일임...내 시간 돌리도...)


영화의 시작 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그림 형제'가 등장합니다. 그들의 동화가 '사실은 진짜로 벌어진 일이었다'라는 근거(?)를 드러내며 관객에게 흥미요소를 유발합니다. 액자식 구성으로 이야기를 단순한 동화가 아닌 현실화함으로써 설정에 설득을 가져가는 것이죠.


안젤리카 휴스턴이 연기하는 새엄마는, 나름 재혼하자 마자 죽어가던 남편이 자신보다는 다니엘(신데렐라)에게 더 큰 애정을 표하고 죽은 데에 대한 질투와 다니엘이 어머니 없이 자란 부분에 대한 연민(아주 조금이지만)을 보입니다.

새 언니들도 둘 모두 못된 설정이 아니라, 첫째만 어머니를 닮았고 둘째는 그들에 치여서 무시당하고 살면서 다니엘에게 연민을 가지고 나중엔 그녀의 행복을 빌어주게 되죠.


더불어 동화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캐릭터들로 다니엘의 어린 시절부터 친구인 구스타프(화가를 꿈꾸는 옆집 남자애?), 궁정화가로 나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그의 과학적/예술적 재능으로 요정대모의 역할을 현실적으로 만들어냅니다)가 나오는데, 그들의 역할 또한 사건을 풍부하게 하고 캐릭터들의 성격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다니엘의 적극적이고 현명한 행태는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로 설명되고,

왕자가 다니엘에게 반하는 계기는 그녀의 현명하고 따뜻한 행실에 연유합니다.


심지어 17년이나 지났는데도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재치와 유머가 더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하지만 아직 안 보신 분이라면,

혹은 저처럼 <신데렐라>를 보고 화가 나신 분이라면,

<에버에프터>로 그 분노를 해소하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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