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 Series for You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2019) : '그때 이랬더라면'의 가정:: 넷플릭스 영화 추천, 스토리, 결말 본문

The Movies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2019) : '그때 이랬더라면'의 가정:: 넷플릭스 영화 추천, 스토리, 결말

쥬한량 2020. 11. 23. 11:17
반응형

영화 길이가 꽤 긴데다(2시간 40여분),

실제 있었던 사건(로만 폴란스키 가족 몰살 사건)을 소재로 한 것 때문에 거부감이 좀 있어서

보지 않고 있었더랬습니다.

(유가족들이 보면 너무 마음 안 좋을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러다 페친 분 중 한분이 '역시 타란티노'라는 호평으로 글을 올려놓은 게 있어서 

그럼 한번 확인해보자 싶어서 봤는데,

세상에,

재밌어...!



게다가 제가 우려했던 방식으로 소재를 다루지 않아서

타란티노 감독은 역시 재치꾼이란 생각을 재확인하게 된 영화입니다.



저는 강추!



어떤 면이 재미있었던 건지,

저와 함께 들어가 보시죠~


 

'만약 이랬더라면'의 가장 유쾌한 반전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한때 서부극 스타로 주목받는 듯 싶었지만, 점점 스스로 자신이 한물 간 배우로 자괴감에 빠져가는 상황입니다. 그의 스턴트 더블(주요 배우의 전문 스턴트맨)인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는 군인 출신으로 나름 선량한 사람이지만 조금은 불같은 성격으로 인생이 잘 풀리지 못한 케이스입니다. 그래도 릭의 전문 스턴트를 하며 살아오고 있었는데, 릭의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면서 그도 설 자리가 좁아집니다. 어느날 릭의 옆집으로 로만 폴란스키와 샤론 테이트(마고 로비) 부부가 이사를 오게 되고, 릭은 혹시나 그들과 인연이 된다면 한창 인기가 치솟고 있는 폴란스키의 영화에 출연하여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게 되지만, 그런 인연은 생겨나지 않는데...





릭과 클리프는 친한 친구같아 보이지만,

사실상은 명확한 갑을관계입니다.



릭의 작업으로 인해 클리프의 작업이 생겨나는 셈이니,

릭은 자연스럽게 권력의 상층에 자리잡습니다.

그래서 가벼운 부탁 같아 보이지만, 클리프 입장에서는 거절할 수 없는 잡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시키죠.

 

그래서 클리프는 릭의 기사 노릇을 한다거나,

릭이 촬영 중인 시간 동안에 릭이 고장난 안테나를 대신 수리해준다거나, 짐을 대신 날라준다거나 하는 일들을

당연하게 수행합니다. 큰 불만도 없이요.



그런 디테일에는 타란티노 감독이 보아온 스타와 매니저(혹은 동료)의 관계에 대한 관찰이 충분히 녹아들어가 있을 겁니다. 본인들(특히 갑 자리의 스타)은 거의 인식하지 못했겠지만, 객관적인 눈으로 보면 보이는 것들이죠.



처음 타란티노 감독이 이 두 캐릭터를 연상하게 된 것도, 

어느 영화 촬영 현장에서 작업에 참여했던 실제 배우와 그의 스턴트맨이 편하게 이야기하는 장면을 보면서였다고 합니다. (그 뒤의 캐릭터 디테일 설정에서는 달라졌을 거라고 봅니다만)




1960년대 중후반의 헐리우드 상황과 드라마 시리즈, 영화 등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훨씬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원체 영화광이였다 보니, 다양한 상징이나 그 시대의 심볼 등을 잘 배치해 두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과거의 명작들을 영화 속에서 액자식 구성으로 재현합니다.

영화는 릭과 클리프의 이야기,

샤론 테이트의 이야기,

이렇게 크게 두 축으로 나뉘어서 진행됩니다.



중간 쯤에 두 이야기가 만나서 결말을 향해 달려갈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진행되진 않아요. 

스포일러가 포함된 이야기는 뒤쪽에서 명시드리면서 하겠습니다. ㅎㅎ



영화에는 유명 배우들이 많이 참여했죠.

일단 두 배우부터가 다른 영화에서는 원톱을 하는 배우들이기도 하지만,

헐리우드의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배우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준 것 같습니다.



그냥 딱 보기에도 알 파치노, 루크 페리(이 영화를 마지막으로 돌아가셨죠. ㅜ_ㅜ), 브루스 리(이소룡, 이건 캐릭터이지만), 팀 로스(이분은 편집 당하셨다는;), 다코타 패닝, 데미안 루이스(망고맨!), 커트 러셀...

 

워낙 쟁쟁한 배우들의 출연에도

두 주인공의 포스가 강하기 때문에 전혀 꿀리지 않는 것도 큰 재미에요.

(그것이 카리스마인가...!)





릭 달튼으로서 디카프리오가 후반부에 참여하게 되는 영화는 앞선 작품들보다 좀 더 비중을 크게 가져가는데요,

과하게 어른스러운 아역배우와 처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꽤나 재미있어요.

꼬맹이 넘 귀엽...

그 앞에서 훌쩍이는 릭 달튼도 귀엽... ㅋ



이 영화 촬영장에서 릭 달튼에게서 느낄 수 있는, 

인기가 떨어져가는 배우의 불안감, 자괴감, 하지만 누군가에게 인정받았을 때의 희열 등에 대한 감정 디테일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역시 베테랑 배우인 디카프리오의 연기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라고나 할까요?



연기하는 캐릭터(케일럽)의 실수를 연기하는 배우(릭 달튼)를 연기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 복잡한 관계에서 발현되는 연기 페스소나는 정말 생각만해도 머리가 어질합니다.

디카프리오도 상당히 난해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멋진 연기를 보여줬어요.





클리프가 우연히 길에서 만난 히피 소녀가 사는 곳을 방문하게 되는 이야기 줄기도 흥미로웠습니다.

그곳이 자신의 옛 영화 촬영장인 것을 알게 된 클리프는 그녀를 그곳에 데려다주면서,

너무 많은 히피들이 그곳에서 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원래 주인의 안위가 걱정되어 그를 찾게 되는 에피입니다.

 

상당히 스릴러 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에 영화의 분위기를 환기시켜주기도 해서 좋았어요.
(제가 스릴러를 좋아해서 더 그런지도 ㅋ)


다코타 패닝의 연기 변신도 흥미롭죠.


히피 소녀가 속해있던 그룹은 다름아닌 '맨슨 패밀리'.

미국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웬만하면 다들 알고 있을 그 사이코 집단입니다.

찰스 맨슨을 필두로, 그를 추종하는 히피들이 그룹을 모여 살다가 

로만 폴란스키의 임신한 아내 샤론 테이트와 그 친구들을 처참하게 살해했던 사건으로 유명해졌죠.



넷플릭스의 <마인드헌터> 시리즈나, 다른 연쇄살인, 사이코 범죄물에 자주 언급되는 사건/인물입니다.





자, 이제 결말(스포일러)을 풀어놓도록 하겠습니다.

스포일러가 싶으신 분은 이 색상의 글자는 건너뛰도록 하세요~ 

(끝에는 영화 트리비아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맨슨 패밀리가 로만 폴란스키의 집으로 갔습니다만,

영화에서는 바로 옆집이었던 릭의 집으로 쳐들어갑니다.

(그래서 제가 위의 소제목을 평행세계라고 한 것)



하지만 그곳에는 우리 모두 알다시피,

온갖 스턴드 역할로 다부진 체력과 기술을 갖춘 클리프가 맹견과 함께 있었고

그날따라 LSD를 적신 담배를 한 가치 피운 상태였기 때문에

전투력이 (하필이면) 꽤나 상승된 상태였죠.



결국 총과 칼을 든 사이코들이었지만,

클리프와 맹견의 전투력을 당해내지 못했고

맨슨 패밀리들은 상당히 과하게 구타를 당하게 됩니다.

(이 장면은 특히나 대중들에게 희열을 선사하게 될 것 같은데요, 

그들이 실제 저질렀던 범죄에 대한 정의로운 응징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밖으로 도망쳤던 나머지 한 명은

수영장에서 헤드셋을 낀 채 휴식을 즐기던 릭을 마주치는 바람에

그가 왕년에 영화촬영 시 사용했던 화염방사기에 익어버리게 되죠.



잔인하지만, 원래의 사건을 알고 있는 대중들에게는 정의실현의 기쁨을 주는 유쾌한 반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영화가 상당히 길었지만, 보는 내내 '재밌다'라는 생각을 하게 했고, 루즈해지지도 않았습니다.



역시 이야기꾼인 쿠엔틴 타란티노의 재기발랄한 재능이 빛을 발한 영화였어요.

(이번 아카데미를 놓친 게 엄청 아쉬웠을 것 같습니다. - 그렇지만 <기생충> 화이팅... ㅋ)



IMDB 평점이 7.7인데, 그것보다는 훨씬 높게 나왔어야 하지 않았나 싶네요.

저는 8.3점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







트리비아로 이번 리뷰는 마무리합니다. :)



- 샤론 테이트가 자신의 영화를 보러 들어간 극장에서 나오는 영화는, 진짜 샤론 테이트가 나오는 영화를 썼다고 합니다. (보통 이런 경우엔 마고 로비로 다시 찍었을 텐데, 샤론 테이트의 모습으로 그대로 사용) 추모의 의미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 클리프가 의기소침해진 릭에게 한 말, "You're Rick fucking Dalton! Don't you forget that."은 브래드 피트의 애드립이라고 합니다. 실제 같은 말을 90년대 초 동료에게서 자신이 들었던 말이라고 하네요.

- 샤론 테이트를 연기한 마고 로비가 착용한 악세서리 중 일부는 실제 샤론의 것이라고 합니다. 그녀의 여자형제인 데브라가 빌려주었다고. (실제로 마고 로비의 연기를 꽤나 만족스러워 했다고 합니다)

- 샤론과 제이가 레스토랑에 친구들과 식사하러 갔을 때, "포르노 극장에서도 시사회를 해?"라고 하던 그 극장은, 현재까지도 운영되고 있으며, 쿠엔틴 타란티노의 소유라고 합니다. 다만 지금은 그런 영화를 상영하지 않고 여러 영화를 번갈아 가며 상영하는 레퍼토리 극장으로 운영된다고.

- 중국에서는 개봉을 금지했다고 합니다. 브루스 리에 대한 묘사가 맘에 들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는데요, 타란티노 감독은 개봉 못하더라도 별도의 편집은 안하겠다고 못 박았다고. 결국 안했대요. ㅎ

- 아, 영화 전반적으로 나레이터가 있습니다. 전 처음에 도대체 어느 캐릭터가 말하는 걸까 궁금했었는데, 알고보니 커트 러셀이었다는. (음? 왜 하필 이 캐릭터가 말하는 걸까요? 캐릭터와 상관없는 건가. 아직도 모르겠어요 ㅎ)

- 이번 작업을 타란티노와 다시 하고 싶어했던 디카프리오는 자신의 평균 출연료(2천만 달러 = 우리돈 240억?)의 25%를 낮춰서 예산을 맞춰

- 디카프리오와 피트는, 둘 다 엄청난 스타들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만나자 마자 아주 잘 어울렸다고 합니다. (제작자나 감독들은 초반에 얼마나 긴장했을지... ㅎ) 둘은 나중에 또 다른 영화에 같이 출연하자고 의기투합했다고 하네요. 

타란티노 감독은 둘을 두고 "로버트 레드포드와 폴 뉴만 이후로 최고로 다이나믹한 스타 듀오"라고 평했습니다.
(저도 생각보다 둘의 케미가 좋아서 깜놀)


 

넷플릭스의 영화/드라마에 대한 본 리뷰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팔로우 하시면 바로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www.facebook.com/review4netflix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