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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스토리 (A Ghost Story, 2017) 줄거리, 결말 정보 : 남자가 지박령이 된 이유 :: 유령 영화인데 무섭진 않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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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스토리 (A Ghost Story, 2017) 줄거리, 결말 정보 : 남자가 지박령이 된 이유 :: 유령 영화인데 무섭진 않다

쥬한량 2020. 12. 2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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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미련이 집을 떠나지 못하게 하다

남자(케이시 애플렉)와 여자(루니 마라)는 이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둘은 오랜 연인이지만 어쩐지 사이가 소원해져 보입니다. 집은 이상한 신호를 보내는 듯, 밤중에 피아노에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거나 전등불이 점멸하기도 하죠.

그런데 갑자기 남자가 집근처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시체안치실에서 유령으로 깨어난 남자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죠.

저 시체 안치실에서의 장면은, 이상하리만치 카메라가 바라보고 있다가 갑자기 유령이 벌떡 일어나면서

아마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깜짝 놀라게 만드는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네, 영화에 유령이 나오고, 유령이 주인공이지만,

영화는 공포영화가 아닙니다.

서정적인 드라마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거예요.



유령의 관점에서, 남은 사람들을 관찰하며 우리가 만약 가능하다면 느끼게 될 감정들을 

경험하게 해줍니다.

 

** 아래는 결말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치 않으시면 이 색상 글씨는 건너뛰어 주세요 **



남자는 유령이 되어 돌아왔지만, 여자에게 자신을 보일 수 없고,

결국 여자는 이사를 나가게 됩니다.

 

남자는 어떤 이유인지 알 수 없게, 그 집을 떠나지 못합니다.



맞은 편 집에서 다른 유령을 발견하고 서로 인사까지 나누지만,

그들은 많은 대화를 하거나 만나지 않습니다.

 

맞은 편 유령은 자신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지만,

누구인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합니다.



남자가 여자가 벽에 숨겨놓은 쪽지 하나에만 집착하는 것처럼,

그 유령도 누군가가 돌아올 거라는 믿음에만 집착하며 그 집에 남아있었죠.



유령의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갑니다.

여자가 이사간 후로 몇몇 사람들이 그 집에서 살다 나가고,

중간에 유령의 힘을 발휘해(?) 꼬장도 부려봤지만,

변하는 건 없었습니다.



남자가 벽 속의 쪽지를 거의 꺼내는 순간, 

갑자기 중장비가 집을 부수기 시작합니다.

재개발 되는 것이었죠.

남자는 그렇게 쪽지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집이 있던 자리는 대형 빌딩이 들어서게 되고,

남자는 여전히 그곳을 돌아다니게 되지만, 

쪽지가 사라진 지금은 그곳에 있어야할 의미를 찾지 못합니다.

 

결국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서 자살하는 마냥 뛰어내리는 유령.

그러자 유령은 그곳의 과거로 도착하게 됩니다.

개척시대에 그곳에 처음 집을 지었던 가족의 모습을 보게 되죠.

거기서 다시 집의 시간을 따라서 관찰하게 되고,

결국 남자가 여자와 함께 처음 그 집에 발을 들였던 시간대까지 오게 됩니다.



그들이 행복했던 시간들,

갈등했던 시간들,

이사에 대해 논의했던 시간들을 다시 관찰하며

자신이 얼마나 여자를 사랑했었는지,

그녀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었는지,

후회되는 순간들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간밤에 들었던 의문의 피아노 소리의 정체가

유령이 된 자신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죠.






하지만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남자는 다시 자신이 죽고, 유령이 되어 여자를 관찰하는 모습을 유령의 모습으로 다시 관찰하지만,

모든 시간을 보내고 이번엔 여자가 남겼던 쪽지를 꺼내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그 쪽지의 내용을 확인하는 순간, 모든 미련을 버리고 한순간에 사라집니다. (끝)


어떻게 보면 지박령 의 탄생기... 같은 느낌인데요,

'집착'이라는 것이 그만큼 무서운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를 포함한) 많은 영화를 분 본들이 여자가 남겼던 쪽지의 내용을 궁금해하지만,

영화는 그 내용 자체에 중요도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식으로 연출한 것이겠죠?)



많은 이들이 상상하듯, 여자가 남자에 대한 그리움의 글귀를 담았을 수도 있고

어릴 때부터의 습관에 준해서, 그저 '그동안 고마웠어, 집아!'같은 류의 말을 남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무슨 말이 되었든, 남자는 여성이 남겼을 그 말을 알 수 없었던 게 집착이 되었고,

그게 해결되었을 때, 비로소 이승을 떠날 수 있었던 거죠.



이 영화에서는 '남자가 여자에게 남아있던 사랑, 미련'을 그런 식으로 표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어쨌든,

'음? 그래서 난 이 영화를 보고 뭘 느껴야 하지? 살아있을 때 잘하자?'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네요.



그저 유령에 대한 새로운 관점 정도로 넘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예술영화 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이런 잔잔한 류는 잘 안 맞아요;

잔잔해도 스산하거나, 공포스러운 건 잘 보는데,

이 영화는 제게 너무도 서정적이었습니다.



재미있게도 이 영화의 IMDB 평점은 6점대인데,

네이버 평점은 관객이든 기자평론가이든 8점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더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인가 봐요.



더불어 스크린샷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화면을 예전 브라운관 화면처럼 처리했어요.

시대적 배경을 보여주기 위해 연출한 방식으로 생각합니다.

유령의 비쥬얼과도 잘 어울렸네요.

유령 비쥬얼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처음에 저 눈 뚫린 것 때문에 웃긴 건 저뿐인가요?

(예전에 포스터 사진만 보고는, 어린 아이 유령이 나오는 고저택 이야기... 이런 건 줄 알았습니다;)

눈이 아예 없었다면 훨씬 분위기가 진지하고 괜찮았을 거 같은데, 감독님이 일부러 그러신 거면 할 말 없지만...



+ 아참, 영화 오프닝을 시작하고, 초반 노출되는 책은 버지니아 울프의 <유령의 집(A Haunted House)>입니다. (구글링 해보니 저처럼 찾아본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 ㅎㅎ)

버지니아 울프는 <나사의 회전>이라는 귀신 들린 집의 원형이라고 볼 수 있는 헨리 제임스의 소설을 본 후, 좀 더 아기자기한 분위기로 해당 소설을 썼다고 하는데요,

그런 부분들이 감독에게 영감을 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나사의 회전>은 영화 <디 아더스>의 모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몇가지 트리비아로 마무리합니다. (영화와는 느낌이 굉장히 다른 트리비아입니다 ㅋ)


- 케이시 애플렉이 유령도 모두 직접 연기했다고 하는데요(다른 사람이 했어도 될 것 같은데...;), 유령의 자태를 만들어내기 위해 흰 천 밑으로 페티코트 몇 벌과 후프까지 둘렀다고 하네요.


- 루니 마라가 남자의 죽음 후, 홀로 파이를 먹는 장면이 꽤나 인상적인 분들이 계실 텐데요(저도 언제나 이런 게 삶이란 생각에 글을 쓰면 녹여보려고 해요), 이 씬은 무려 4분 동안 루니 마라가 혼자 파이를 먹는 장면이고, 2번 만에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이 장면을 찍기 전까지 루니는 한번도 혼자서 파이 하나를 다 먹어본 적이 없었다고. (보면서도 먹는 연기 하느라 힘들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게다가 비건 초코 파이였는데, 진짜 맛 없었다고 하네요;;


- 루니 마라가 쪽지에 적은 내용은, 정말로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개인적인 내용이었다고 하는데요, 그 쪽지는 집을 부수는 장면을 찍을 때 유실되었고, 나중에 루니는 자신이 무슨 내용을 적었는지 잊어버렸다고 말했다네요.


- 감독인 데이비드 로워리가 옆집 유령을 직접 연기했습니다.


- 감독은 영화 속 남녀가 이사 문제로 다투는 것은 자신과 아내의 실제 경험이었다고 밝히면서, 영화에 나온 대사들 대부분이 부부의 실제 논쟁에서 따온 거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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