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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일드를 찍자 : 중쇄를 찍자! : 줄거리 정보 결말 : 독보적인 오다기리 죠 :: 일본드라마 추천(웨이브) 본문
인생 일드를 찍자 : 중쇄를 찍자! : 줄거리 정보 결말 : 독보적인 오다기리 죠 :: 일본드라마 추천(웨이브)
쥬한량 2021. 4. 4. 08:43워낙 회자가 많이 되던 작품이었습니다만,
한동안 일드를 보지 않았던 상황이라 따로 찾아보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얼마전(벌써 2주 넘음...) 개인적인 이유로 잠시 슬럼프(까진 사실 아니지만;;)에 빠지면서
뭔가 희망적이고 가볍고 유쾌한 영상물을 보고 싶었더랬죠.
그래서 선택한 게 바로 이 <중쇄를 찍자!>와 <매그넘 P.I>였습니다.
(후자는 차후에 리뷰 올릴 예정)
이 드라마가 만화판의 이야기인 줄 모르고 봤어요;
중쇄라길래 그저 출판사의 이야기인가 보다 생각했더랬죠.
그런데 만화잡지, 단행본 출간을 함께 하는 출판사더군요.
저는 사실 한때 출판만화의 온라인 서비스를 하는 포털에서 일을 했던 적이 있어서
굉장히 반갑고 공감하면서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도 재미있게 본 것은, 그만큼 보편적인 사람들의 정서를 담고 있기 때문일 거 같아요.
드라마는 10회차로 길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큰 사건이 이어지진 않고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가볍게 보기에도 좋아요.
하지만 매회 감동이 커서... 저는 정말 눈물 줄줄 흘리면서 봤다는. ㅋㅋㅋㅋㅋ
그래서 다 보고 나서 깨달았습니다.
이것은 내 인생 일드 중 하나가 될 것이고
내가 만약 힘들거나 지쳤을 땐 다시 찾아보면서 힘을 얻게 해 줄 좋은 작품이라는 것을요.
그럼, 전반적인 줄거리와 정보, 결말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 전반적으로 결말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것
쿠로사와 코코로(쿠로키 하루)는 유도선수 였지만 갑작스런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고 출판사 면접을 보게 됩니다.
면접자리에서 사장님의 독특한 테스트(?)를 유도 실력으로 돌파해내고
만화잡지 '바이브스'를 담당하는 편집팀의 일원이 됩니다.
유도 외에 자신이 좋아하는 게 또 뭐였을까를 고민하다 만화 편집자의 길을 걷게 된 쿠로사와.
전혀 다른 분야로 왔지만,
그녀는 유도에 정진했던 마음가짐 그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를 위해 정진합니다.
그녀를 알게 모르게 인도해주는 부편집장 이오키베(오다기리 죠)와 팀원들은
독특한 캐릭터의 그녀를 신기해하기도 재미있어하기도 하면서 함께 좋은 만화를 탄생시키기 위해서 노력하죠.
(쿠로사와의 성은 '코코로'인데, 이게 '작은 곰'이란 의미의 일본어와 발음이 같아서 팀원들은 그녀를 그렇게 부릅니다. 약간 엉뚱하기도 하고 힘도 세고 그래서 그런 별명이 아주 잘 어울려요)
쿠로사와는 성격이 단순하기 때문에 누군가 자신을 뒤에서 비웃어도
(팀원중에 저 빨간 스트라이프 셔츠 아저씨. 상당히 냉정하고 이기적인 캐릭터로 나옵니다만, 작가를 발굴해내는 능력이 출중합니다. 그도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지만, 어떤 상황과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그렇게 삶의 신조가 바뀐 것.
이 남자의 사연도 안타깝긴 하지만, 결국 그는 자신이 편한 쪽을 선택하고 실력있던 만화가 한 명을 이용만 하고 내버리는 것도 서슴치 않는 모습을 끝까지 보여주기 때문에... 나중엔 결국 받아주기엔 아쉬운 캐릭터로 남습니다. - 그래도 나름 현실적인 설정이라 맘에 들었어요.)
꿋꿋이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쿠로사와는 입사 초반에 서점에 시장조사를 다니면서 영업부의 코이즈미(사카구치 켄타로)와 친구(?)가 됩니다.
코이즈미는 사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 회사에 다니고 있던 상황이었는데요,
쿠로사와가 열의를 가지고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자기자신을 반성하면서 새롭게 거듭나는 캐릭터입니다.
후반부로 가면 코이즈미가 쿠로사와를 조금 좋아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풍기긴 하지만
연애물로 발전시키진 않습니다. (맘에 들었으!)
쿠로사와가 아오키베를 좋아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잠깐 나오기도 하지만,
그것 역시 그를 존경하고 본받기 위한 설정이었습니다. (잘했으!)
좌충우돌 실수도 하고 난관도 있지만
쿠로사와가 만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극복해가면서
그녀가 처음으로 홀로 담당했던 신인 만화가 나카타(나가야마 켄토)의 발전과 성취는
보는 이로 하여금 함께 성장하면서 대리만족을 하는 느낌을 줍니다.
(그래도 후반부엔 나카타 외모를 조금만 더 다듬어 주지라는 아쉬움도... - 아, 혹시 일본에선 저 스타일이 최신 유행이었으려나요;;)
어느 에피소드 하나 버릴 것 없이 괜찮습니다.
단순하게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고 나름의 디테일을 살린 것도 돋보입니다.
각 회에서는 수미상관으로 오프닝에 나왔던 여러 요소들을 후반부에서 깔끔하게 매칭해 정리해주는 것도 묘미라고 느꼈습니다.
연애이야기는 만화가의 마감 사연을 빼면 딱히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좋...)
웬만큼 일드에 거부감이 없는 분이라면, 꼭 보시라고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 아참, 제목의 '중쇄'는 출판에서 인쇄를 거듭한다는 의미로, 초판 1쇄를 발행한 후 재인쇄에 들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일반 출판분야는 1쇄가 1000부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1000부 이상이 팔려서 책을 새로 더 찍어야 하면 '중쇄한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생각했던, 어이없었던 첫 번째 인상은
'응? 요즘 일본 배우들은 이제 이도 가지런 하구나...'
였습니다.
-_-;;
워낙 옛날에 일본드라마나 영화를 보다보면 (특히 여배우)배우들의 치아가 고르지 못하고
덧니가 심해서 몰입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지가 않아서(?) 눈에 띄이더라고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제 치아성형술이 좋아져서, 일본에서도 연예인들은 다 하는 분위기겠구나 하는 뒤늦은 깨달음... ㅋㅋ
인상적이었던 캐릭터 & 이야기 좀 하면서 마무리할까 합니다.
저는 예전부터 이상하게도, 나이든 사람들의 재기(?), 이런 거 좋아합니다.
힘없어지고 이젠 중심에서 벗어나며 인생을 마감할 것 같았던 사람들이
그간에 쌓인 내공으로 뭔가를 해내고 세상을 구원해내는 그림.
(영화로 보자면 <아마겟돈>이나, <스트레이트 스토리>, <그랜토리노> 같은 류라고나 할까요.
아, 만화로는 <이누야시키>도 있습니다.)
그게 꼭 나이든 사람이진 않아요. 숨겨져있던 고수의 경우도 좋아하죠.
(영화 <이그잼>이 대표적으로 떠오르네요)
그렇다보니 제가 이 드라마에서도 그런 캐릭터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첫회의 에피소드로도 등장하면서 마지막 에피에서도 건재를 과시하는 만화가 미쿠라야마입니다.
그는 몇십년 동안 인기를 유지하는 유명 만화를 그려오고 있는 노익장입니다.
유명하고 돈도 많이 벌었고 명성도 있지만 자만하지 않고 사람들과 문하생들에게 상냥하며
마감일도 꼬박꼬박 지키는 성실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가 너무 커져버린 탓일까요.
그의 그림이 망가져가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에 대해 알려주지 않습니다.
인터넷을 하지 않았던 그는 사람들이 댓글로 자신의 그림에 대한 악평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주 나중에서야 우연히 알게 되고 충격을 받습니다.
절필을 선언하고 휴재에 들어가기까지 하죠.
하지만 쿠로사와는 그가 작업하던 모습을 기억하고 그의 그림이 망가졌던 이유를 밝혀냅니다.
(이런 관찰에 의한 문제해결도 제가 좋아하는 요소!)
바로 미쿠라야마 선생의 나이가 들어가면서 허리가 굽고 시야가 낮아지게 된 것 때문에
그림을 그릴 때 정면으로 그리지 못하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시선을 갖게 되어서
결국 그림 자체도 그 상태로 봐야 정상적인 그림이 되어 버린 것이었죠.
나중에 이를 알게 된 미쿠라야마 선생은 자신의 작업 환경을 바꾸고(완전히 디지털로 넘어옴)
다시 연재재개와 함께 예전의 실력을 인정받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에피에서는 은퇴를 선언하는... 것 처럼 하다가,
기존에 몇 십년 간 연재하던 작품을 완결시키고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선언을 하면서 건재를 과시합니다. (할아버지 멋있졍!)
그렇게 마무리가 나와서 더 좋았던 거 같아요.
그리고 다른 캐릭터는 바이브스를 출간하는 코토칸 출판사의 사장님.
쿠로사와가 면접볼 때 청소부로 위장하고 면접자들을 관찰했던 특이한 성격의 소유자. (사실 저도 이런 거 좋아합니다... 회사 다닐 때 면접자리에 팀원을 스파이로 심어놓기도 함 ㅋ)
그는 어린 시절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그때 그를 일으켜세웠던 한 편의 시집을 접한 뒤로
책이 주는 힘과 영향력에 대해 경외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하여 출판사의 사장까지 하게 된 것.
매해 일정 시기에 팔리지 못한 책들을 파쇄처리(물류창고에 쌓아두면 그것도 비용이라)해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본인이 직접 그곳을 방문해서 사라지는 책을 지켜봅니다.
자신의 자식이 세상에 나가서 잘 되지 못한 것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이겠죠...
그는 출판사의 사장으로서 돈을 많이 버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더 좋은 책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서 자신처럼 인생을 바꾸게 만들 의미를 전하는 것.
그래서 '모든 운을 히트작에 쏟아붓고 싶다'라고 말하죠.
만화책에서 그 부분이 나온 어느 분의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운을 쏟아붓기 위해선 쌓아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착한 일, 좋은 일들을 평소에 꾸준히 함으로써 좋은 운을 모아서 그걸 좋은 책, 히트작을 만들어내는 데에 사용하고 싶어합니다.
(저도 운은 자신이 쌓는 것이며, 그건 남을 돕고 위하고 자신을 희생하면서 가능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름 노력도 해보고 있어요.)
심지어 그는 복권도 사거나 받지 않습니다.
열심히 운을 쌓아놨는데, 돈을 받는 것 (따위)에 사용되어 버리면 그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죠.
(신기하게도, 저도 작년부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예전에는 꾸준히 사던 복권구매도 끊었습니다.
독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것에 제 운이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입니다.)
그래서 에피소드에서는, 사실 사장님이 우연히 받게 된 복권이 당첨이 되었는데
(사실 진짜 그가 받았던 게 아니라, 코이즈미의 것과 우연히 바꿔치기 된 것)
사장님은 그게 자신의 운을 써버릴까봐 손자의 종이접기(사실은 자르기...; 가위질 동강동강...)를 만들어줘 버립니다.
돈이 인생에서 꽤 중요한 분들에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책 쪽에 있는 분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분들이 꽤 많을 거란 생각도 합니다.
이상, 웨이브 일드 추천, <중쇄를 찍자!>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마무리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