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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빌리 밀리건, 24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 다중인격 범죄자의 진실 본문

Drama, blah blah...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빌리 밀리건, 24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 다중인격 범죄자의 진실

쥬한량 2022. 1. 19.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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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무래도 '기억으로 인해 형성되는 인격'과 '사람의 심리'에 관심이 많다보니

이런 류의 범죄 다큐멘터리는 챙겨봅니다.



빌리 밀리건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 이름은 몰라도 소재를 따서 만든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 <23 아이덴티티> 덕분에 이야기가 조금 알려지게 되었죠.





그래도 여러 망작 중 이 영화는 꽤 괜찮았죠?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는 총 4화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리 길진 않습니다.

단조로운 진행을 피하기 위해 여러 인물들의 인터뷰가 조금 정신없이 진행되는데요,

간략히 정리해볼까 합니다.



여러분들이 궁금한 것은 사실 단 하나죠?

빌리 밀리건이 '정말로 24개의 인격을 가진 다중인격자'였나. 

'그게 정말로 가능한 일인가?'


심리학 박사와 빌리 밀리건
하지만 누군들 진실을 확신할까

여성들을 강간하고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남자 빌리(윌리엄) 밀리건.

주변인들은 그가 평소에 소극적으로 조용한 성격으로 그럴 리 없다고 증언하고



빌리도 자신이 그런 범죄는 커녕, 그 시간에 그 근처에 간 기억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빌리의 심리 분석과 테스트.

증언 녹화..



그 다양한 자료들이 풀립니다.






그를 분석하던 정신의학 박사는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그의 인격이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추측해냅니다.

어떨 땐 자신이 '빌리'라는 것을 부인하며 다른 이름을 대고 다른 말투로, 다른 방식으로 행동합니다.



영상 중에는 그의 눈빛이 일순 바뀌면서 다른 사람이 된 것과 같은 장면이 찍혀있죠.

그를 분석하는 사람들은 이를 더 확실히 하기 위해 그림 테스트(직접 그림을 그리게 하는)와

다양한 심리테스트(로르샤흐 잉크 반점 검사)와 지능테스트(IQ) 등을 통해 정말로 인격이 분리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정말 놀랍게도 빌리의 테스트 결과가 일관성이 없고 너무도 다른 결과치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죠.



지능테스트에서조차 지적 장애 수준과 엄청나게 높은 IQ값까지 골고루 나온 겁니다.

빌리의 인격들이 말하는 각자의 나이대도 천차만별(어린 소년에서부터 청년에 이르기까지 - 그러고보니 아주 나이든 사람은 없었던 거 같기도?)이고

심지어 여성(아들라이너)까지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성들을 강간한 범인 중 아들라이너가 있었다고 증언하죠. (여성 인격이 아들라이너가 동성애자라는 설명)



이 엄청난 결과에 그에게 죄를 물어야 하는 법원은 물론, 미국 여론 전체가 들썩입니다.

사실 그 시기 직전에 미국에서는 다중인격에 대한 심리학자의 책(<시빌>)이 큰 인기를 끌면서 관련 드라마와 영화까지 인기를 얻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몇몇 사람들은 실제로 가능하지 않은 다중인격을 환상화하여 대중들이 소비하고 있다고 비판하죠. 

실제로 그전까지 다중인격으로 판단된 사람이 한 명이었다면, <시빌> 이후에 수 십명으로 늘어난 것이죠.



(저는 이건 어떤 것에 대한 명칭화가 안 되어있었던 상황에서는 그게 뭔지 모르다가, 명칭을 부여받으면서 하나의 분리된 개념으로 자리잡았던 게 아닌가 라고도 생각합니다. 들에 핀 꽃의 이름을 모르면 다 '야생화'지만, 이름을 붙여 분리하기 시작하면 '노랑제비꽃', '노랑엘레지' 이렇게 되는 것처럼요)



빌리를 상담하는 심리학자들은 그가 어린 시절 의붓아버지에게 신체적 학대와 성적 학대를 극심하게 받으면서, 그 상황을 도피하기 위해 여러가지 인격으로 방패막을 세웠던 게 지금에 이르렀다고 추론합니다.

(정말 보면 의붓아버지 개XX... 어린 시절이 너무 안타깝긴 했습니다. 그가 저지른 범죄는 범죄지만.)



결국 사람들은 딜레마에 빠집니다.

빌리의 몸을 쓰는 여러 인격들 중 몇몇이 저지른 범죄이긴 하지만, 다른 죄없는 인격들도 공존하는 빌리를 교도소에 가두는 게 맞는가 하는 철학적 문제였죠.



빌리는 여러 의견들 속에서 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하고 

교도소에 갇히기도 하고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또 그 와중에 결혼도 했다가 이혼도 했다가... 파란만장한 삶을 삽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약물로 인해 정신이 더 피폐한 상황까지 가기도 하고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판권을 주변의 여러 지인에게 중복으로 팔았다가 

결국 영화 제작이 무산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파라마운트에서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 진행하다가 스톱)






범죄에 대해서는 무죄판결(정신병자-책임을 질 수 없는 사람-에겐 죄를 물을 수 없는 법률이 있죠)을 받았지만

정신병원에서 감금되어 비교적 자유롭게 치료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도주하는 상황이 벌어지죠.



빌리의 지인들은 그가 주변인을 상당히 잘 다뤘다고 얘기합니다. 교묘하게 조종하는 기술이 있었다고요. 유쾌하고 매력적이었다고도 합니다.



도주해서 살아가면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친형에게 연락해 삶을 이어가기도 합니다.

당시엔 수사와 추적 기술이 부족해서(전산화가 안되어 있으니까) 

넓은 미국에서 그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친형은 캐나다에 살고 있어서 거기까지 왔다갔다하는 바람에... FBI도 고생을 좀 했죠.



그러다 빌리의 주변에서 또 사라지는 사람들이 발생합니다.

빌리의 형은 여러 정황상 동생을 의심하게 되고 결국 FBI에 동생의 행방을 알려주게 됩니다.

그렇게 빌리는 다시 잡히죠.



그러나 증거 불충분(당시엔 DNA 조사 기술도 없었...)으로 다시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여생을 보냅니다. 그러다 암이 발병해서 그걸로 죽어요.



결국 그의 다중인격은 아무도 정확하게 확언하지 못합니다.



누군가는 그의 분리된 인격들이 철저한 연기의 산물이고, 빌리가 천재적인 사기 기술로 모두를 속였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그가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로 여러 인격으로 나뉘어져 불행한 삶을 살았던 게 분명하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에 남은 기록을 보면, 빌리조차도 자신이 정말로 어떤 상태인지 몰랐던 거 같습니다. 안타깝지만, 어쨌든 또 그에게 희생된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슬프기 그지 없는 일입니다.

 

결론은... 어느 누구도 진실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

 

+ 현재는 다중인격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인정되지 않는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해리성 정체 장애'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중인격과는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저는 빌리 밀리건의 인격이 정말로 분리된 것이었다고 믿는 쪽인데,

그건 그가 그렸던 그림 때문입니다.





각자의 인격들이 그리는 그림이 너무 달라요.

이건 단순히 대충이냐, 잘 그리려고 노력하냐의 수준이 아니라

아예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정말 인간은 생각(마음)으로 모든 것을 그토록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걸까요?

언제나(어쩌면 영원히) 모르겠는 인간의 능력.

영화 <23 아이덴티티>에서는 신체구조도 막 바뀌어버리죠.

 

이번 리뷰는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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