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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메이 디스트로이 유(I may destroy you)> 줄거리 : 독특한 시선이 다채로운 영드 본문

Drama, blah blah...

<아이 메이 디스트로이 유(I may destroy you)> 줄거리 : 독특한 시선이 다채로운 영드

쥬한량 2022. 2. 1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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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조금 무겁지만 신박한 드라마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BBC와 HBO가 합작했으니, 어떤 느낌일지 벌써부터 감이 오시죠?



여주인공이 사고로 성폭행을 당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이야기고, 

주연에 연출까지 맡은 미케일라 코얼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합니다.

(미케일라 코얼은 <츄잉검>으로 유명해진 배우죠. 저것도 꽤 날것의 느낌이라 독특한 드라마였는데.)



IMDB 평점이 8점대 초반, 로든토마토는 모려 98% 신선도 점수를 줬어요.

그래서 조금 충격적인 내용이 전개되기도 합니다.



마지막 에피소드의 평점이 최고점(8.7점) 평균을 기록하고 있어서 아직 다 보지 않았어도 기대가 되네요.

총 12부작, 회당 약 30분의 러닝타임으로 진행됩니다.



지난 1월 6일에 웨이브에서 공개되어 현재 절찬 상영중(!)이니,

아래 리뷰를 확인하시고 관심있는 분들은 어서 달려가시길 바랍니다. ㅎㅎ



그럼 일단 줄거리를 좀 더 들여다 볼까요?


너에게 놀이였을지 모르지만
난 인생이 바뀌었어, 더럽게

 

아나벨라(미카엘라 코엘)는 개성적인 시각으로 글을 쓰는 작가로 첫 책이 대박나면서 두 번째 책을 준비 중입니다.

집필 차 이태리로 왔다가 남자친구도 생겼죠.




마감을 지키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가면서도 남친과의 장거리 연애가 싫어서 미적대던 아나벨라.

당장 초고를 내놓아야 하지만 너무도 놀고 싶은 마음...

결국 참지 못하고 친구와 함께 바에 놀러가게 됩니다.



그리고 미친듯이 놀아버린...

 

그런데 누군가 그녀의 술에 약을 탄 모양.

정신을 차렸을 땐 알 수 없는 곳에서 눈을 뜨고 머리도 멍하고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행인의 도움을 받아 겨우겨우 집으로 돌아온 아나벨라.

에이전시와 초고에 대한 논의를 땜빵하고 이래저래 지친 몸을 침대에 뉘이는데...



엇...

갑자기 머리르 스치는 지난 밤의 기억.



누군가 자신을 성폭행한 장면.

아나벨라는 긴가민가합니다.

그렇게 1화가 끝나죠.



처음엔 너무 가볍게 진행이 되어서 '내가 알고 있는 주제와 다른 건가?' 싶었는데

뒤쪽 에피소드를 쭉 보다보면, 이 창작자(미카엘라 코엘!)가 얼마나 뛰어난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사고를 당한 사람들도 여러 부류가 있겠지만, 주인공인 아나벨라라는 캐릭터는 원체 놀기를 좋아하고 개방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랬기에 그녀가 당한 일이 어쩌면 남들은 '네가 그렇게 사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해버릴 수 있지만,

막상 당한 사람에겐 전혀 그렇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그녀의 남은 일상 속에서 천천히 풀어 보여줍니다.



더불어 주위의 친구들과의 삶에서도 여러 인사이트를 놓치지 않죠.



절친 중 게이인 콰미.

 

사실 콰미는 데이트앱에서 남자들을 돌려 만나며 하룻밤 상대와 즐기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는 사람이죠.

그런데 그조차도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성폭행을 당하게 됩니다.

아나벨라가 사건을 겪은 후였기 때문에 자신의 일은 차마 말을 못하는 상황. (이 이야기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게이라고 해서 여성이 당한 일보다 가벼운 게 아닐진데 사회의 시선은 그렇지 못하죠.)



아나벨라는 결국 친구들의 도움으로 경찰서에 가서 신고를 합니다.

그래도 전담 형사들이 아나벨라의 사건을 진심으로 쫓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그러나 오랜 시간을 들여 여러 방법으로 조사를 했지만 범인을 색출해내는데는 실패하고

아나벨라의 사건은 결국 미결로 종결되어 버립니다. (이게 에피소드 7쯤)



반면에 콰미의 사건은 아예 접수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 되어 버리죠. (위에 말씀드린 이유로)

예전 같았으면 사건을 다룰 때 남녀 피해자에 대한 차별이었다면, 이제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로 가는 듯 합니다.



사건은 사건이지만 아나벨라는 작가로서의 미래도 만들어 가야합니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자신을 다독이며 한걸음씩 정진하려 하지만, 작가의 삶은 원래 가난한 것인지(ㅜ_ㅜ)

먹고 살기 위해 콜센터 알바하러 갔다가 난데없이 비건 홍보모델로 이용당하기도 하고.

 

하지만 아나벨라는 자의식이 강한 캐릭터.

즐겁고 맹해보이지만 사실 그녀는 굳은 심지로 자신의 철학을 설파하는 사람이기에 

비건 홍보모델로 자신을 이용한 회사에 회심의 어퍼컷을 날립니다. (언니 멋져!)

남은 에피에서 아마도 아나벨라는 범인을 잡아낼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를 응징하겠죠?



에피소드 평점이 높은 거 보니 완전 사이다가 될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수위가 조금 높게 진행되는 편이라 후방주의가 필요하지만

작품성은 확실하니까 꼭 한번 봐보시길 추천드려요!


에피소드 8에서 아나벨라가 새로 쓰는 작품의 초고를 에이전시에게 읽어주는 장면이 있는데

저는 이거 보고 미카엘라 코엘이 정말 비저니스트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고 하니, 그게 훨씬 깊게 반영된 것 같고요.



너무 좋아서 플레이/포즈를 눌러가면서 해당 내용을 모두 타이핑했습니다.

볼 땐 몰랐는데 생각보다 꽤 길더라고요. (8화)

 

강간당하기 전, 나는 자신이 여자임에 주목하지 않았고
내가 흑인이고 가난함에 주목했다.

내 성별이 내 자유와 생존에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을
감히 관찰하려 하는 건 내가 태어난 임대 아파트를 배신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곳에서 고난은 성차별을 하지 않았다.
남동생은 누나만큼이나 음식과 사랑에 굶주렸다.

런던 경찰청과 그곳의 운영을 망치는 만성적인 인종차별을 생각하면
그곳에서 내 입을 열어 누군가 날 강간했다고 하는 게 그 자체로 범죄처럼 느껴진다.

성경에 따르면 한 사람은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여성이라는 주인을 섬기기엔 너무 늦은 걸까?
고통받는 여성으로서의 삶을 내가 정말 이해하고 있는가?

구강성폭행을 당하는 것은 공원을 산책하는 수준이다.
핸드폰이 있다고 돌에 맞아 죽는 여성도 있으니까.
성기 할례로 치사량의 피를 흘리는 여성도 있으니까.

내전 중에 군대에 의한 체계적인 강간으로 자궁이 완전히 망가진 여성도 있으니까.

이 모든 사실은 내 경험을 너무 떠벌리지 않도록 조심스레 상기시키는 걸까?
아니면 더 소리내도록 상기시키는 걸까?
그들의 소리없는 비명을 내 외침이 도울 수 있을까?
이제 새로운 주인을 섬겨야 할 때인가?​

언젠간 알길 바란다.

 

어쩌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국 드라마가 아무래도 '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미국보다 훨씬 강하고 적나라하게 하는 편이라

부담을 갖는 분들도 계시는데(제가 어릴 때 그랬다는. ㅎ),

'정확하게 인지'하는 건 어떤 것이든 중요한 거니까요.

그래야 자신의 생각도 쌓을 수 있는 거고요.



전에 소개해드린 적 있는 <유포리아>가 좋으셨다면 이 작품도 좋아하실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요.

 

HBO 히트드라마 <유포리아> Euphoria 2019 시즌1 줄거리 + 시즌2 소식 : 미국 청소년 드라마인데 19금인

<왕좌의 게임>에 버금가는 IMDB 평점을 가지고 있는 하이틴 미드 <유포리아>가 웨이브의 활약(!)으로 한국에서 드디어 서비스되기 시작했습니다. ​ 아무래도 쎈(!) 드라마를 주로 만

lovandy.tistory.com

 

 

상복도 많은 작품입니다. (아무래도 독특한 작품세계를 가지고 있다보니?)

지금까지 총 50개 상에 노미네이트되었고 무려 33개의 상을 수상했네요. (그 중 에미상 2개 포함)



사실 이런 작품을 서비스하기는 쉽지 않은 선택인 거 같은데 (대중성이 엄청 높을 건 아니라서. 19금이기도 하고요)

웨이브 덕분에 이런 작품을 편히 보게 되었네요.



고마워요, 웨이브! ㅎㅎㅎ



저는 이제 사이다 결말을 향해 달려 갑니다! 고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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