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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미싱타는 여자들> 리뷰 : 상영관 안내 : 다큐멘터리 추천 : 1970년대 청계천의 소녀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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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미싱타는 여자들> 리뷰 : 상영관 안내 : 다큐멘터리 추천 : 1970년대 청계천의 소녀들

쥬한량 2022. 1. 2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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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님이나 봉준호 감독님이 극찬하셨다는 뉴스들도 많이 떠 있어서 기대가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범죄 다큐만 찾아보는 타입;;)



그래서 극장에서 다큐멘터리를 보는 건 정말이지 극히 드문 일입니다.

이 작품도 평생에 2번째 정도인 것 같아요.

(처음엔 첫 번째인가 생각했었는데, 기억을 더듬어 보니 일본군위안부 관련 다큐를 본 적이 있더라고요)



극장에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마음이 아팠지만 (그러나 극장 전체적으로 비어있어서 이 영화만 그런 건 아닌 듯)

아침부터 감동 킹받고 왔습니다.

간략히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드리고 상영관 정보도 알려드릴게요!


그 시절 우리가 몰랐던 소녀들

 

1970년. 노동자의 인권을 부르짖고 전태일 열사가 사망했습니다.

그로 인해 약간의 변화가 생기긴 했지만 여전히 노동환경은 지금 생각하면 말도 되지 않을 수준이었죠.

지금 세계적인 인권단체가 지탄하는 방글라데시 아동 노동착취... 수준을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 국민학교를 막 졸업한 여자아이들이 청계천의 미상사로 취업을 하게 됩니다.

너무 가난해서 어쩔 수 없었던 사람도 있었던 반면, 

어떤 분은 집이 그다지 가난하지 않았는데도 여자는 공부하면 안 된다며 공장에 내몰았다고 해요.






지금은 웃으며 인터뷰를 하시는 3분도 옛 기억을 하나둘 되짚어가시면서는

얼굴에 눈물이 마르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추억 잡기를 하는 듯 하나씩 이야기가 흘러나오지만

뒤로 갈수록 점점 더 무거운 노동운동의 현장을 마주하게 됩니다.

 

15일 동안 잠도 못자게 하며 일을 시켰던 공장 관리자.

그 어린 여자아이들을(13세 갓 넘은?) 타이밍(옛날 각성제)을 먹여가며 미싱질을 시켰던 거예요.



너무 자고 싶었던 몇몇은 탈출을 감행하기도 하지만 결국 돌아갈 수 밖에 없었고

쌍욕과 구타에 사죄를 하면서 다시 미싱일을 하게 됩니다.



그들이 많은 걸 바란 건 아니었어요. 그저 정해진 시간만큼 일하고 식사를 하고 잠을 자고 싶었을 뿐.

거기에 조금의 욕심이라면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노동조합이 생기고 이 어린 여공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들은 포기할 수 없었죠.

노조가 자신들이 원하던 배움의 장을 열어줬으니까요.



그래서 정부에서 불온한 조직이라 일컬으며 노조를 탄압하고 폐쇄하려 들 때에도

목숨걸고 지키려던 이유는 그것이었습니다.

배우고 싶어서. 유일하게 배울 수 있는 터전이었으니까.

 

그들은 1977년 9월 10일 퇴거 명령을 받은 노조사무실을 지켜내기 위해 

9월 9일에 점거 농성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정말 어이없게도, 하필 그날이 북한의 노동당 창설일이었던 겁니다.

그 이유로 더욱 더 혹독한 처분을 받아야 했던 관계자들.



그날 사무실을 지켜내기 위해 겪었던 일들을 증언하는 부분에서는 정말 처절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경찰서에 구류되면서 겪어야 했던 차별과 멸시. 폭력. 

화장실 한번도 편하게 못 가고 옷도 갈아입지 못해 10일 넘게 같은 속옥을 입어야 했을 땐,

불편도 불편이지만 심리적으로 느꼈을 처참함이 더 끔찍하더군요.



결국 주요 관계자들은 1년 6개월에서 2년에 이르는 형을 선고받고 복역까지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은, 사실 교도소에 갈 나이가 되지 않아서 소년원으로 가야 했지만

이 나쁜 인간들이... 주민번호까지 조작해 2살을 올립니다. (당시 서류에 만17세로 적혀 있었지만 사실은 만15세 였던 거죠) 그렇게까지 해서 일반 교도소로 보내기까지 했어요.



지금은 벌써 40여 년이 지나버려서, 그래도 평온한 표정들로 얘기해주셨지만

옛날을 떠올리면서 눈물짓던 모습들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마지막엔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영화가 끝이 납니다.

그 당시에도 투쟁하는 마음을 모으기 위해 많은 투쟁가를 불렀다고 하는데요,

당시의 가사를 보면 '배움'에 대한 열망이 중심이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영화 인터뷰에 참여하기 전까진, 그런 일을 겪은 사람이라는 걸 주위에 알리지 않고 사신 분들도 많이 계셨다는데요,

이번 영화가 그 분들에게 상처가 아닌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바꿔주길 기다리지 않고 직접 행동하고 희생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미싱타는 여자들> 상영관

 

아무래도 상영관이 적습니다. 흑흑.

저는 신도림 씨네Q에서 봤는데요, 예전에 CGV였다가 바뀐 곳인데 

리모델링을 잘해놔서 굉장히 쾌적하고 좋았습니다.



가까운 상영관이 있길 바라며~~~







#미싱타는여자들 #다큐멘터리 #봉준호 #박찬욱 #영화추천 #청계 #미싱 #역사 #민주화 #노동법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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