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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설정된 반전, <초능력자>_평점:6.5점

쥬한량 2010. 11. 2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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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두 배우가 함께 한다고 했을때, 얼마나 많은 여성팬들이 기대하고 맘졸였을지, 여자들은 알거다. (ㅋ)

솔직히 소재가 굉장히 헐리웃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영화를 보는 내내, '아, 이게 미국에서 만들어졌었다면 훨씬 덜 웃겼(?)을텐데'라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저 웃기다는 건 재미있다는 게 아니라, 약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온다는 의미이다)

안타깝게도 '이번 영화에서는 비주얼을 버렸습니다'라고 말했던 고수의 인터뷰는, 사실이었다. 예고편을 봤을 때만 해도, '에이, 고수가 비주얼을 버린다고 해서 그게 버려지는 건가'라고 생각하였으나, 영화에서 극히 대비되는 기럭지와 캐릭터의 스타일링은, 그 말을 납득하게 만들었다. (난 솔직히 고수를 더 좋아하는데... 흑. ㅜ_-)

한국 영화, 특히 남자들이 중점이 되어서 나오는 영화에서 보여지는 마초적 기질을, 이 영화도 그대로 가져간다. 내가 그런 부분을 유난히 싫어해서 눈에 더 띄이고 거슬리는 지 모르겠지만, 남자주인공들이 욕 한마디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면 영화심의에 걸리기라도 하는 걸까? 왜 저 보송보송한 분들의 입에서 10자리 숫자가 포함된 단어를 들어야 하는 지 모르겠다. -_-
(뭐, 그건 개인의 취향일 수 있으니 넘어가고...;)

강동원은 그간 나름대로 여러가지 캐릭터를 연기하고 다양한 변신을 해왔었기 때문에, 이번 캐릭터도 그렇게 거부감이 들거나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묘한 신비감은 세상과 등을 진 초능력자의 외로움과 반감을 잘 녹아들게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지하철에서 애까지 던지는 건 좀 아니지 않아? - 자자, 개인 취향;)

반면 고수는, 연기력 상당히 출중하고 깊이있는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캐릭터는 뭔가 옷을 잘못 입은 느낌이다. 캐릭터 설정을 꼭 그렇게 해야했나라는 생각도 든다. 순박하고 착하고, 그래서 잘못된 상황(강동원에 의해서 세상이 농락당하는?)을 바로잡고 싶어하는 희생정신을 갖은 것, 그건 원더풀이다. 헌데 거기에 꼭 바보스러움을 더해야했나-좀 오바하자면 무식;-하는 생각이 든다. (아, 이건 혹시 단순한 순박 설정이 잘못 발현되어 바보스럽게 보였던 건가;;)

아, 포스팅 글 제목에서 말하는 반전 얘기를 해야겠다.
영화의 제목, 그리고 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철저히 계산되어졌다. (설마, 이 단계부터 알고 있던 사람은 없겠지;) 영화를 보는 동안은, 솔직히 그 계산된 설정과 연출이 시나리오 작가의 철저하지 못한 실수라든가, 연출가의 실수일 거라고 생각했다.
(스포일러;옆을 긁으시면 보입니다 -> 규남이 초반에 교통사고를 당하는데, 엄청 빨리 회복된다. 지하철에서 던져진 애를 구하다가 전철에 치여서 벽에 부딪쳐 엄청난 피를 흘리고 거의 죽어갔었는데, 다음날 거의 멀쩡해진 상태로 동료들에게 나타난다. 똑같이 목매달렸는데 혼자 안죽는다. 포스터도 고수는 포커스아웃처리되어 있네요. 훗.)
헌데 그것을 깨닫는 순간, '아, 모든 게 그래서 그런거였구나'라고 끼워맞춰지면서, 조금 유치하긴 하지만 나름 재미있었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많은 주변인들이 내게 영화를 추천할 만하냐고 물어봤다. 아직도 고민된다. 몇가지 아쉽고 맘에 안드는 부분은 분명히 있지만, 난 저 반전을 꽤나 재미있게 느꼈기 때문에 한번 봐보라고 말은 해주고 싶다. 사실, 반전이 있다는 것 조차도 모른 채 봐야 더 재미있을 것 같지만.

_한국말을 너무도 잘하는 외국배우들의 등장은, 작은 재미요소는 되었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극의 느낌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고 생각되어 진다. 이 영화가 코믹물은 아니기에.

_헐리웃에서 만들었다면, 두 주인공의 성별은 남&여로 설정되었을 것 같다. 심리적 긴장감이 조금 약한 느낌이라서. 좀 더 섹슈얼적인 긴장감이 더해졌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난 물론 두 남자분에 만족하지만. *_*)

_영화 마지막에 예상되었던 멘트가 토시까지 안틀리고 나왔다.
"서로 다른 상황에서 만났더라면 우린 친구가 되었을까".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설정이지만, 솔직히 이 영화에서 두 주인공이 친구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을 준 장면은 거의 없었다(피 철철 흘리는 고수의 옆에 앉은 강동원, 그 한 씬 정도?).
저런 멘트가 나오기 위해서는 둘은 정말 통하는 게 상당 부분이 있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한 가지 이유(상당히 중요한)로 인해 둘은 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설정이 있어야 한다. 이제 막 출근한 회사의 사장님이 죽은 것? 아니면 "네가 뭔데?" - 다 약하다.

_샤말란의 <언브레이커블>(<-스포일러)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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