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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미러 (Black Mirror, 2011) : 영국에서 시작된 디스토피아 옴니버스 시리즈 : 넷플릭스에서 재탄생하다 본문

Drama, blah blah...

블랙 미러 (Black Mirror, 2011) : 영국에서 시작된 디스토피아 옴니버스 시리즈 : 넷플릭스에서 재탄생하다

쥬한량 2020. 5. 2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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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첨단화될 수록 더 간절해지는 인간미
그에 대한 기발한 상상력 

 

<블랙 미러>가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올라왔길래 첨엔 제 기억이 잘못되었나 했습니다. 예전에 시즌1을 봤을 때 분명히 영국의 어느 방송사였던 걸로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알고보니, 시즌2까지는 영국 지상파 방송사 채널4(Channel4)에서 방송했었는데, 시즌3부터는 넷플릭스에서 제작/방송하기로 계약했다고 합니다. 계약한 에피는 총 12개인데, 이를 각 6개씩, 시즌3과 시즌4로 나뉘어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현재 넷플릭스에서 시즌3의 6개 에피까지 총 13개가 올라와 있고, 2017년에 시즌4까지 총 19개가 준비될 예정입니다.

 

이 시리즈는 여느 시리즈와는 달리, 전체 에피가 연결되지 않고 각 에피가 별개의 이야기인 옴니버스 형태로 구성됩니다. (저는 옴니버스라는 용어가 익숙한데, 찾아보니 앤솔로지라고도 많이 쓰네요. 의미가 어떻게 다른지는 잘 모르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리즈로 엮인 이유는, 모든 에피소드가 첨단 미래를 배경으로 벌어지게 될 인간의 고뇌를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에서 만드는 SF는 확실히 헐리우드에서 제작되는 SF 보다 좀 더 무겁습니다. 첨단의 모습을 화려하기 그리기 보다는 상당히 현실적으로 상상하며, 이로인해 실제적으로 발생하게 될 지도 모를, 인간들이 겪게 될지도 모를 문제를 다룹니다. 그러다보니 미래를 더욱 디스토피아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게 하죠.

보다보면 너무 현실적으로 공감이 갈만한 상상력이라서 정말 작가진들이 대단하단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상당히 매니아적인 시리즈로 알려져있죠. 
(개인적으로는 있을 법하지 않은 현실-번쩍 번쩍한 SF;; <스타트렉>이나 <오블리비언>류라고나 할까요-을 배경으로 한 SF물을 좋아하는 편이라 저에게는 조금 꺼려지기도 한다는... ㅜ_-)

이 시리즈의 작품들은 보통 상영 시간이 1시간을 훌쩍 넘기기 때문에, 영화 한 편 보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이런 류의 장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장르 영화를 모아 본다는 느낌이 드실 거예요.

또한 그렇기 때문에 모든 에피를 소개해드리긴 어려워서, 현재 IMDB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에피소드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시즌2의 4번째 에피,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 2014)>입니다.

 

인간의 정신이 복제되면
복제된 정신은 코드인가, 존재인가에 대한 근원적 물음

 

이 에피소드의 이야기는 크게 두 개의 줄기, 두 남자의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어딘지 알 수 없는 외딴 별장 같은 곳, 창밖엔 하얀 눈이 가득 쌓여있는 곳에서 주인공 '포터'가 일상적인 듯 침대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나옵니다. 그곳에는 다른 한 남자, '매튜'가 요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있는 장소는 상당히 어두침침합니다. 매튜와 포터가 얼핏 언급하는 장소에 대한 표현은, 둘이 어떤 사연을 가지고 도망치듯 혹은 격리당한 듯 그곳에 머무르고 있다는 암시를 줍니다. 

 

<매드맨>으로 유명한 존 햄(H가 안 들어간 Jon)이 연기하는 매튜는, 말문을 열기 꺼려하는 포터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대화를 유도해 나갑니다. 매튜는 먼저 자신이 사회에서 어떤 일을 했었는지 이야기하는데요, 그는 현재의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신종 직업을 가졌던 사람이었습니다. 

 

계란을 앞에 두고 뭔가 '짜잔~'하고 있는 듯한 매튜. 하지만 그는 사실 '쿠키'라는 인간의 정신을 복제한 코드와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 설정은 설명하기 조금 힘든데요, (그래도 한번 해보겠습니다!! +_+)

쿠키라는 것은, 누군가의 정신을 복제하는 장치로, 수술을 통해 이식하고 차후에 뽑아내면, 그 장치에 그 사람의 생각, 성격, 삶의 방식 등이 고스란히 코드로 기록되어 복제되는 것입니다. 기존에 보통 이런 설정(장치)은 죽은 사람의 정신을 이식하거나 잔존시키기 위해 만드는 방식이었는데, 이 작품에서 매튜가 일하는 회사에서는 특이한 방식으로 이를 활용합니다. 

바로 '누구보다는 나를 잘 아는 나의 분신을 비서로 쓴다'는 개념입니다.

언뜻 잘 이해가 안 될 수 있습니다. (저도 쓰면서 이게 전달이 될지 싶은...;)

드라마를 보면 금방 아시게 될 건데요, 예를 들자면, 저는 설익은 밥을 좋아해요. 그런 밥을 먹고 싶으면 누군가에게 밥을 달라고 할 때, 그런 식으로 밥을 해 달라고 따로 요청하고 설 익어야 하는 정도를 자세히 설명해야 하죠. 하지만 만약에, 제 스스로 저를 위해 밥을 한다면? 따로 설명할 필요가 있나요. 이미 나의 취향을 스스로 잘 알고 있으니 그냥 하면 되죠. 바로 이런 관점에서 탄생한 설정입니다. 

하지만 쿠키는 정신을 그대로 복제했기 때문에 처음엔 자신을 쿠키라고 인정하지 못합니다. 모체인 인간 자신이라고 생각하죠.

이 때 매튜가 나서서 그 쿠키를 훈련시킵니다. '너의 사명은 네 모체를 만족시키는 것이며, 그 주인을 위해 일해야한다는 것'.

쿠키는 반항하죠. 스스로를 그런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을 하는 건, 자유의지가 없는 노예같은 생활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매튜는 그런 쿠키를 시스템(기술)을 이용해서 혹독하게 훈련시킵니다. 인간의 정신이긴 하지만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혹하게 대하면서도 양심의 가책 따윈 들지 않죠. 

 

'인간의 정신은 인간이 아닌가? 복제되면 그건 다른 생명체인가?

생명체의 본질은 정신이 전부이지 않은가?'

-제가 비슷한 류의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서 언제나 가지고 있던 고민을 만나서 더 흥미로웠습니다.

 

(다시 그 부엌으로 돌아와서) 매튜가 그런 외딴 곳에 가게 된 사건과 관련해서 한 여인이 나옵니다. '매력적인 아웃사이더'로 묘사되는 신비로운 여인인데요,

그런데 어라, 저에겐 어딘가 눈에 익은 배우인데 어디서 봤는지 잘 기억이 안 납니다. 

그러다 허스키한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니 그녀의 다른 모습이 퍼뜩 떠오릅니다...

그녀는 바로, 
<왕좌의 게임>에서 브랜을 지켜주던 자유인 '오샤'!

 

화장(분장)이 이리 대단한 겁니다, 여러분...;;
정말 저 섹시한 여성분이 <왕좌의 게임>에서 험하고 무서웠던 오샤라니...

 

여튼, 배우 나탈리아 테나가 연기한 섹시한 그녀는 굵고 짧게 에피소드에 등장했다 사라지지만,
그녀와 엮인 사건으로 매튜는 그 장소에 있게 된 것이죠.

매튜의 이야기가 마무리되자, 포터가 그제서야 마음을 조금 풀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너무도 사랑했던 그녀, '베스(베써니)'와의 사랑이야기를 추억에 잠겨 털어놓죠.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베스가 원치 않았던 아이를 임신하면서 깨지고 맙니다. 그리고 포터를 자신의 삶에서 떼어버린 채 사라지죠.

여기서 미래의 또다른 새로운 기술에 대한 상상이 등장을 하는데요, 바로 사람을 '차단'하는 기술입니다.

현재 온라인 SNS에서 보기 싫거나 피하고 싶은 사람을 차단하듯이, 블랙미러에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을 차단하는 기술이 등장합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상대방의 모습이 실루엣으로만 처리되면서, 보이지도 않고 하는 말이 들리지도 않습니다.

베스는 포터를 그렇게 차단해버립니다. 심지어 포터가 우연히 임신한 상태의 베스와 길에서 마주쳐서 말을 걸어보려고 하자, 경찰에 신고해서 법적 차단까지 적용됩니다.
(법적 차단이 된 경우에는, 당사자의 자녀까지 차단)

포터는 자신의 아이가 궁금하고 그리워서 매년 크리스마스에 베스가 방문하는 그녀의 아버지 집을 멀찌감치에서 지켜보는 게 연례 행사였습니다. 법적 차단 때문에 아이도 실루엣으로만 볼 수 밖에 없었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매년 눈이 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포터는 베스와 아이를 방문합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직접 보셔야 재밌으니까 요기까지만... ^-^

 

왜 이 에피소드가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는지 보고 나면 이해가 됩니다. (9.1점)

소재도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방식이 몰입도를 높이고 배우들의 연기가 받쳐줍니다. 
모든 에피에서 그렇듯 기발한 상상력과 이를 현실에 반영하는 기지도 정말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래를 좀 두려워하게 만드는 드라마이긴 하지만, 재밌습니다. 하지만 어떤 에피는 좀 거부감이 들 수도 있으니, 각 에피의 IMDB 평점을 확인하신 후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저도 띄엄띄엄 보고있기 때문에, 그 다음으로 볼 에피는 평점 2순위인 시즌3의 4번째 에피를 볼 예정입니다. 
온라인 상에 배경음악에 대한 문의도 있는 걸 보니, 더욱 기대되네요!

그럼, 즐 넷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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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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