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 Series for You
아논(Anon, 2018) :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은 인간의 속성에 대한 탐구 :: 넷플릭스 SF 영화 본문
넷플릭스 미드 추천, 넷플릭스 영화 추천, 넷플릭스 추천, 넷플릭스, Netflix, 드라마, 영화, 넷플릭스 영화, 넷플릭스 드라마,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아논, Anon, 아만다 사이프리드, 클라이브 오웬, Sifi, SF, 디스토피아
현란한 SF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조금 무거운 영화였습니다. 심지어 무거운데도 불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철학적 심오함은 부족한 느낌이라 좀 더 아쉽기도 했고요. (<맨 프롬 어스>, <가타카> 이런 영화는 무거우면서도 철학적 공감 요소가 있어서 취향입니다만)
그래도 아주 재미없게 보진 않았기 때문에 간략히 소개 드립니다.
모든 인간이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싶어하는 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의 기억이 데이터로 관리되는 미래 사회. 범죄 수사에서도 그 기억들은 편리한 방식으로 활용됩니다. 형사들에게는 용의자나 목격자들의 기억 데이터에 쉽게 접근하여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대부분의 사건들은 그 방식으로 해결됩니다. 살(클라이브 오웬)은 어느 날 길을 걷다가 정체가 등록되지 않은 어떤 여성을 발견합니다. 단순 데이터 오류로 생각했지만, 나중에 같은 거리를 지나던 사람들의 기억 데이터를 살펴보다가 그녀가 완전히 지워져 있는 것을 발견하죠. 그리고 시내에선 연쇄살인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죽은 사람의 기억 데이터도 살펴볼 수 있었던 경찰이지만, 놀랍게도 죽은 자의 기억 데이터의 시점(보이는 관점)이 죽은 자가 아닌 범인의 시점으로 뒤바뀌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에, 데이터를 조작할 수 있는 해커를 찾아내기 위해 해커들의 커뮤니티에 위장 의뢰를 하기로 하는데...
(지금보니 감독님이 <가타카>를 연출하셨었군요. 그런데 왜 이렇게... - 제 취향이 변한 걸까요? 시나리오의 차이일까요?)
아만다 사이프리다가 연기한 해커 아논(Anon). 그녀는 자신의 존재조차 지우고 싶어하는 해커입니다.
그래서 해커 커뮤니티에서의 닉네임도 Anonymous(익명)에서 딴 이름으로 살아가죠.
평소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같은 큰 웃음과 밝은 분위기는, 이 영화에서는 한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클라이브 오웬은 자신의 실수로 아들을 잃고 생활이 파탄났던 형사 살을 연기합니다.
이 영화에서 그의 연기에 대해서는... 글쎄요, 딱히 임팩트 있었던 장면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기억 데이터를 확인하고 수정, 조작하는 장면들은 증강현실의 형태로 진행되고 보여줍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SF 스러운 장면들이죠.
사실 전 이 영화의 주제가 크게 와 닿지 않아서인지 기억에 많이 남지 않습니다.
스토리 구조 상으로는 연쇄살인범을 찾는 여정이지만, 사실 거기에 중점을 두고 있진 않아요. 극을 끌어가기 위한 요소일 뿐이지, SF 장르를 차용하여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었을 텐데, 그것에 공감이 잘 되지 않으니까 극이 덜 재미있었지 싶습니다.
주인공인 살도 동일한 의문을 갖습니다. 아논에게 마지막 장면에서 왜 그렇게 스스로를 숨기려고 하는지 물어보죠.
아논은 답합니다.
비밀이 있어서 숨기려는 게 아니에요. 보여주고 싶은 게 없는 거죠.
고도로 연결되고 공개되는 세상에서의 익명성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는 것은 자발적인 드러냄이고, '비밀'은 적극적인 숨김인 셈인데,
무언가를 '지운다'는 행위는 적극적인 숨김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 저는... 저 답변으로 더 이해가 안되는 상태로 고착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아논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혹 저런 생각에 공감하시는 분이라면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
넷플릭스의 영화/드라마에 대한 본 리뷰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팔로우 하시면 바로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