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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7초(Seven Seconds, 2018) : 어두운 진실, 그러나 밝혀내야 한다. 억울하게 희생된 누군가의 생을 위해. 본문

Drama, blah blah...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7초(Seven Seconds, 2018) : 어두운 진실, 그러나 밝혀내야 한다. 억울하게 희생된 누군가의 생을 위해.

쥬한량 2020. 7. 2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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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흑인 소년의 죽음'이라는, 어쩌면 조금은 식상한 소재 때문인지, 올라온 지 한참이 되었습니다만, 볼 생각이 들지 않았던 드라마였습니다.

그러다가 또 무언가에 끌려... 추리물 비슷한 걸 보고싶은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역시나 묵직하고 진중한 분위기로 인해 초반엔 집중을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3편 쯤에서였을까요, 갑자기 엄청난 긴장감과 몰입감을 불러 일으키며, 

마지막까지 내달릴 수 있는 힘이 있던 드라마입니다.

 

간만에 만난 수작임을 확신하며, 추천드립니다.


 

희망이 없어 보일 지라도, 끊임없이 나아가야 한다 

저지 시티의 눈 쌓인 길목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한 흑인 소년이 발견됩니다. 그의 이름은 브렌튼 버틀러. 너무 오랜 시간 방치된 탓에 피를 많이 흘려서 결국 죽음에 이르고야 맙니다. 사건을 맡게 된 KJ 하퍼 검사는 마약 전담반 경찰들의 제보로 체포한 알콜 중독자를 기소하려고 했지만, 석연치 않은 근거들을 발견하고 담당 형사인 리날디와 함께 사건을 재조사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건에는 마약 전담반 경찰들이 연루되어 있음을 밝혀내면서, 이는 곧 미국 사회의 해묵은 인종간의 문제(백인 경찰과 흑인 용의자 혹은 피해자) 불거지기 시작하는데... 

 

 

KJ 하퍼 검사. 과거의 한 사건 때문에 알콜중독자처럼 살아가고 모든 일에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으로, 처음엔 왜 이런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잡았나 싶지만... 그녀의 비밀이 밝혀지면 인간적이 그녀에게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걸 꼭 그런 식으로 풀어야 했나 싶기도...;)

 

 

처음엔 그저 잔챙이 캐릭터일 줄 알았는데, 극 전체적으로 제가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가 된 리날디 형사.

가장 정의롭고 가장 열심히 일하는 경찰이라고 해도 무방할 그가, 목격자인 네이딘을 챙기는 모습은 더욱 사랑스럽습니다.

 

 

드라마는 처음부터 범인과 공모자들, 희생자들을 모두 보여줍니다. 

추리로서 스릴러를 만들지 않겠단 뜻이겠죠.

 

대신 그들의 심리상태, 변화하는 행동, 슬픔,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는 방식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여줌으로써 현실의 이야기를 충분히 담아냅니다.

이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악인과 선인은, 싸이코패스가 아닌 바에는, 모두에게 공통의 방식으로 나뉘지 않습니다.

악인에게도 가족이나 친구가 있고, 그들에겐 그 악인도 선인이 될 수 있는 게 인간관계 이니까요.

이 드라마에서는 그걸 짚어주면서도, 그들이 결국 죄인으로 평가받을 수 밖에 없는 근거를 제시합니다. 그들에겐 분명히 몇 번의 선택할 수 있는 순간이 주어집니다. 자신이 비록 죄를 지었더라도 이를 조금이나마 상쇄할 수 있는 순간들이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순간을 놓칩니다. 자신에게 유리하게 합리화시키면서요.

 

모든 사건의 원흉 피터 자블론스키 형사. 본인의 어린 시절이 아무리 불행했다고 하더라도, 잘못은 잘못입니다...

그리고 분명히 선택의 순간이 있었으나, 그것을 놓아버린 건 본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인 피터 또한, 처음엔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속죄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 듯 했지만,

가족 때문에, 자신의 불우했던 환경 때문에, 동료들 때문에... 등등의 온갖 이유로 결국 자신이 지은 죄의 무게를 가볍게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밝혀지는 진실은, 피터가 말하지 않았던, 숨겼던 또 하나의 진실이 있었죠.

거기서 드라마의 제목인 '7초'의 의미가 밝혀집니다. 그가 우리에게서 판단받을 근거가 되기도 하죠.

 

 

흑인+남자, 라는 이유로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피해자가 되어야 하는 미국 사회에 이 드라마가 던지는 의미는 남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이민자, 동성애자, 여성이 암암리에 버텨내고 있는 차별과 시선들 또한 현실적으로 담겼습니다. 

- 같은 경찰 동료이지만, 푸에토리코에서 이민온 부모를 둔 '오소리오'를 '윌콕스'는 갖가지 농담으로 괴롭힙니다. 어찌보면 정말 장난으로 그런 것일 수 있지만, 소수자 입장에서 윌콕스가 취하는 행동은, 멸시와 폭력으로 느껴집니다.

- 어린 나이지만 갱단에서 꽤 주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카듀스'는 엄청난 카리스마로 자신이 맡은 갱단을 휘어잡고 있었지만, 그가 동성애자라는 것이 밝혀지자 혐오의 폭력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될 수 밖에 없는 소수자가 됩니다. 

- 주인공인 KJ 하퍼 검사의 아버지가 그녀의 이름을 별다른 의미 없이 KJ라고 지은 것은, 학교나 직장에서의 서류에서 '남성으로 인지'되게 함으로써 여성으로서 지게 될 차별을 조금이라도 없애기 위한 방법이었습니다. 영리했고 효과가 있었다는 게 슬픈 현실인거죠.

 

 

브렌튼의 아버지와 어머니. 슬픔에 제 정신이 아닌 어머니에 비해, 아버지는 냉정하다시피 자신의 할 일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가 슬픔을 버텨내는(피하는) 방식이었다는 게 드러나죠. 

자신이 가족을 위해 한 모든 일이, 꼭 옳지만은 않았음을 깨닫는 것도 우리 모두의 현실이겠죠.

 

 

자신만의 정의를 쫓는 마이크 디 안젤로 형사. 피터의 상사이자, 과도하다시피 그를 아끼고 챙기는 모습은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 설정이었습니다. 계속 여러 캐릭터들의 입으로 '자신의 사람은 끔찍히 챙기잖아'라고 하지만, 경찰로서 살인을 덮어주는 일은, 가족쯤 되어야 이해가 가지 않겠습니까... 이제 갓 전입된 부하 직원에게 이러는 건 좀 과한 설정이다 싶습니다.

 

 

부잣집 딸이고 명문 여자고등학교에 다니지만, 부모에게 반항인 건지 남다른 사연이 있는 것인지 가끔 부랑아 생활을 하고 약을 하는 소녀 네이딘. 그녀는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가 되면서 범인들에게 쫓기게 됩니다. 리날디 형사가 그녀를 보호하려 하지만...

 

 

범인으로 체포되는 마약전담반 일당들(4명). 하지만 같은 경찰들끼리는 그들의 편의를 봐주고 하퍼 검사의 말은 무시하기 일쑤입니다. 경찰을 상대로 기소를 진행하는 것은, 정말 힘든 싸움이었죠.

 

에피소드 후반부는 재판장에서의 변론 싸움입니다. 

하퍼는 초반 실패자의 인상을 버리고 본인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재판에 임하지만, 

이 드라마는 너무도 현실적이기에, 다른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기적같은 반전은 딱히 없습니다.

 

 

그래도 좀 감동을 주고 싶었는지 하퍼 검사의 퇴장에서 어떤 연출(?)을 좀 하는데요,

저는 그게 너무 분위기를 깼어요... 진지한 철학책을 읽다가 갑자기 무협지를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무협지를 폄하하는 게 아니라, 장르적 분위기가 안 맞았다는 의미)

방청객들이 하퍼 검사에게 경의를 표하는 건 좋은데, 차라리 그녀가 퇴장하려고 할 때 한번에 모두 일어나서(너무 박자 맞추지 않고, 여러 명이 일어나면 그걸 보고 사람들이 따라 일어나는 형태로) 그녀의 퇴장에 경의를 표하는 게 좋았을 것 같아요.

그녀가 의자 열 하나를 지날 때마다 마치 군인들이 사열하듯 박자를 모두 맞춰서 일어나는 건 좀 아닌...;;

 

드라마가 보여주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이것이 진짜 현실이니 직시해야 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모든 이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이 드라마는 이야기로서 전달하고 있습니다.   

 

희생당한 흑인 소년 '브렌튼 버틀러'는, 실제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동명의 흑인 소년에게서 모티브를 땄다고 합니다.

2000년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에 대해, 흑인이고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범인으로 체포되어 범행 자백까지 하였으나, 이후에 그 자백이 경찰들의 폭행으로 인한 것으로 밝혀지고 재판까지 가게되었던 사건이라고 합니다.

해당 다큐멘터리 <Murder on a Sunday Morning>은 관련 영화제에서 상까지 수상했습니다.

 

재판이 끝나고 유스티티아(정의의 여신) 상 계단 앞에 앉은 하퍼 검사와 리날디 형사.

정의를 위해 여신은 눈을 가렸지만, 우리의 재판은 보이는 것에 많이 좌우됩니다.

 

좀 무거웠지만, 가슴 묵직하게 남는 게 많은 드라마 <7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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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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