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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My Mister, 2018 : 간단 리뷰 :: 넷플릭스 한국드라마 추천 본문
오래전부터 <나의 아저씨>를 인생드라마라 칭하며 많은 이들이 추천을 해줬다.
하지만 어쩐지 꺼려져서 못 보고 있었다.
일단 나는 한국드라마/영화를 볼 때 대사를 잘 못 알아듣는다.
집중력 부족인지, 진짜 청력문제인지(검사했을 때 이상은 나오지 않던데) 모르겠지만,
대사가 잘 안 들린다.
그렇다고 소리를 크게 해놓고 보는 건 싫어해서 언제부턴가 웬만하면 선택을 잘 안하게 된다.
그래도 좋은 작품은 봐야지... 생각에, 넷플릭스에 올라왔길래 시도해보았다.
(그래서 결국 한글자막 켜고 봤다. 이게 은근 좋은 게, 캐릭터들 이름이 같이 떠서, 초반에 캐릭터 익히기에 수월하다. 대신... 한번 켜면, 중간에 못 끈다. 답답해서.)
하지만 우중충한 분위기... 어두운 주인공들. 그에 비해 과하게 오바하는 주변인물들(상훈, 기훈)이 적응이 힘들었다.
그래서 띄엄띄엄, 하나씩 하나씩, 정 심심할 때 봤더랬다.
파올로 코엘료가 중간에 칭찬한 뉴스를 보지 못했다면, 아마 더이상 진도를 못 뺐을 지도 모른다.
그러다 6화가 좀 넘어가니까 재밌게 느끼기 시작했다.
(전체가 16화인데... 이러면 초반 시청률 어떻게 잡아서 이끌고 간단 말이오...;;)
처음엔 왜 어린 여직원과 부장님의 관계로 해야했었나가 가장 신경이 쓰였다.
내가 원체, 나이든 아저씨와 어린 여자애와의 교감을 이해못하는 인간이다.
어릴때부터 <키다리 아저씨>가 괜히 너무 싫었다.
(그루밍처럼 느껴졌달까. 아니, 후원자면 후원자지... 왜 나중에 둘이 잘 되는 게 해피엔딩이야? 도움이 필요했던 이에게 도움을 줬다가 키워서 잡아먹는 느낌이랄까. -_-)
그러다 보니, 사실 <나의 아저씨>도 제목에서부터 나에게 찍히고 들어갔달까.
원빈 주연의 <아저씨>와는 전혀 다름 느낌의 제목이었다.
무려 '나의'가 붙은 '아저씨'라니.
그래서 보는 내내,
'이거 이성적 관계로 가면 끝인데, 그러면 다 망가지는 건데,
자꾸 좋아한다고 하지마, 지안아, 안아보자고 하지마!'
를 외치고 있었다.
다행히,
둘의 관계는 '인간관계'다.
그 조절을 다행히 이선균이 연기하는 박동훈 캐릭터가 끝까지 잘 유지했다.
누구에게도 기댈 곳 없던 두 사람이
서로의 아픈 구석을 볼 수 있던 두 사람이
서로 기댈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이야기다.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이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야기이다.
그 모습이 어쩌면 현실적이면서 비현실적이어서, 꿈같은 이야기로도 느껴지는 이야기다.
윤희가 정신 차려서 좋았고,
그녀가 지안에게 고마워하고, 도움을 줘서 좋았다.
지안이 곁에 그래도 기범이가 있어서 좋았고
그 와중에도 서로 기대며 살아내줘서 고마웠다.
아이들은 우리 생각보다 강할 수도 있지만,
어른들의 도움없이는 힘들 수도 있는 존재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우느라,
두루마리 휴지 하나를 다 썼다.
그래도 다행히 완전히 몰아보진 않아서 내 눈은 무사했다.
그래서, 사실은 다시 재탕하고 싶지는 않은 드라마다.
좋은 드라마지만, 마음을 따뜻하게 하기 전에 직시해야 하는 슬픈 현실과 안타까운 상황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그게 두려워 보지 않으려는 분에게는
그래도 한번은 볼만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나처럼 놓칠 뻔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서 리뷰를 남기는 것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즐겁고 재미있는 장면도 많고,
스릴러적 사건 전개도 흥미로웠다.
그러니, 보시라.
작가가 <올드 미스 다이어리>로 데뷔하고, <또! 오해영>같은 작품을 쓴 분이던데,
이런 식으로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길 하기 위해 참아왔었나 보다.
당연히 마음 가는 캐릭터로 장기용 배우가 열연한 광일이 같은 캐릭터를 빼놓을 수 없다.
어릴 때부터 자신이 좋아했고, 보호하려고 했던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다.
사실 그 중간에 어떤 감정이 모이고 흩어져서 결국엔 그 사람에게 폭력까지 행사하며 괴롭히게 되었을 지는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애증으로 변모했을 수는 있겠지만, 그 연약한 몸집의 여자애를...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는 거까진 이해되는데, 그 정도의 폭력까지 행사한다...?
나는 이해 못해도 그런 사람이 있을 순 있겠지...
하지만 과거의 기억과 감정이 소환되면서, 결국 모든 걸 버리고 그 사람을 다시 구한다.
광일이는 어떻게 됐을까.
착한 눈빛을 되찾았을까?
역시 미친놈 연기는 매력적이야.
+ 대사들이 말장난으로 처리되면, 과연 해외용 자막을 어떻게 했을지 너무 궁금하다.
그런데 이건 영어자막이 한국에선 제공 안되어서 아쉽다. 아,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