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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Touch, 2012) : 넷플릭스 미드 추천 : 키퍼 서덜랜드 천재소년 본문
넷플릭스, Netflix, 터치, touch, 미드, 키퍼 서덜랜드, 숫자로 푸는 세상
모든 것을 담고 싶어하면 아무것도 담을 수 없다
키퍼 서덜랜드가 <24> 이후로 야심차게 돌아왔던 드라마였을텐데, 안타깝게도 욕심이 너무 많았던 게 아닐까 합니다.
시즌 2개, 총 26에피로 종영된 드라마로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천재'나 '영재' 혹은 그 범주를 넘어선 '초능력자', '마법사'같은 존재는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을 동하게 하죠. 이 드라마의 중심에도 그런 아이가 있습니다.
주인공이자 모든 에피소드 이야기의 실마리인 제이크.
드라마의 모든 시작은 제이크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 우주 만물이 어떻게 얽히고 섥혀서 돌아가는지, 결국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자신은 그것을 숫자의 형태로 보고 읽어내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이 캐릭터는,
하지만 이 시작 나레이션을 제외하고는 절대 말을 하지 않는 자폐아입니다.
(이 설정 만으로도 호기심 쑤욱! 기대감 폭발! ... 하지만 언제나 깨닫듯이, '이야기'라고 하는 것은 '설정'과 '컨셉'이 전부가 아닌거죠...)
제이크의 아버지이자, 이 드라마에서 제이크 뒤치닥거리 역할을 맡은 키퍼 서덜랜드.
제이크를 위해 이리저리 달리고 또 달리고 달리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쁘지만, 그 모습이 처량해보이기만 하는 마틴 봄 역입니다. 주체성(일을 터트리고 다니는;)의 객체는 바뀌었지만 이 드라마에서도 그는 쉴새없이 뛰고 싸우고(여기서는 잘 싸우지도 못하는 설정인데 ㅜ_ㅜ) 사람들에게 '자신이 왜 이러고 다니는지 설명' 하고 다닙니다.
유능한 기자였지만, 911테러로 아내를 잃고 어떤 사건(?)으로 인해 기자일도 못하게 된 그는, 자폐증 아들을 돌보느라 제대로 된 일도 못하고 이것저것 잡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라마가 시작됩니다(저 모습은 공항에서 짐 나르는... / 헌데 나중엔 저 일 마저도 안하고 아들 쫓아다니는 것만 합니다).
<24>의 후반부 시즌에서도 나이를 생각했을 때 그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는데, 2012년에 찍은 이 드라마에선 오죽하겠습니까... 그저 불쌍할 따름입니다.
+ 사실 저는 <24> 완결된 후 어느 시상식에서 키퍼 서덜랜드가 시상자로 나와서 수상자를 발표할 때, 돋보기 안경을 주섬주섬 꺼내서 수상자 이름을 읽는 것을 보고 충격받았답니다. 우리의 '잭 바우어'가 노안이 오다니... otL
마치 까메오처럼 대니 글로버도 등장합니다. 제이크를 유일하게 이해하는 또 다른 천재죠. 숫자를 통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알고 있다고 해야하나...) 하지만 마틴이 헤맬 때 '그냥 네가 아들을 이해해. 아들이 그저 시키는 대로 하면 돼'라고만 조언하는, 장식용 캐릭터라고나 할까요. (과연 드라마 후반부에도 계속 나올 것인가?)
여튼, 정리가 좀 늦었습니다만, 이 드라마는 (나름) 굉장히 감동적입니다.
사실 전 매번 눈물을 쏟아요. (원체 잘 웁니다)
하나의 사건이 나비효과처럼 지구상의 여러 나라와 여러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조금 과장되지만 현실적으로 전개해 보여줍니다. 그것만으로도 꽤 대단한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걸 표현하기 위해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대륙 곳곳의 나라들을 보여주거든요. (전부 로케 촬영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이 드라마 전체적으로 '사람이 가진 힘', '인정'이 세상을 돌아가게 하고 살만하게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목도 'Touch'겠지요. 제이크가 자폐증 때문에 아버지조차도 손끝도 대지 못하게 한다는 아이러닉을 함께 내포하기도 했을테고요.
하지만 아이가 숫자로 보는 세상과 그것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과정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보니, 이야기의 전개나 맥락이 에피가 쌓여갈수록 억지스러워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파일럿 에피의 8.6점(IMDB 평점)이 최고 평점으로 기록되어 있어요. 시청자들에게 처음 임팩트 이상의 만족을 선사하진 못했던 것 같습니다.
억지스럽더라도,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그립다면 볼만 합니다. 사실 저도 다음 에피가 무지 궁금하다 수준은 아니라서, 시간이 날 때, 따뜻한 얘기가 보고싶을 때 한편 정도씩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2시즌으로 종영된 전체 분량을 다 볼 겁니까?'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아마도 그러진 않을 것 같습니다. 하하하-'라고 답할 것 같네요. ^^;
그래도 파일럿 정도는 짧은 영화 하나 보신다 생각하고 감상하시면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키퍼 서덜랜드의 애처로움은 감당을 하셔야 합니다! ㅋ)
그럼, 즐 넷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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