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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하우스 (House M.D., 2004) : 괴팍하지만 천재, 얄밉지만 필요한 사람 본문

Drama, blah blah...

닥터 하우스 (House M.D., 2004) : 괴팍하지만 천재, 얄밉지만 필요한 사람

쥬한량 2020. 5. 2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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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하우스, 휴 로리, 의학드라마, 미드

 

괴팍하지만 천재인
얄밉지만 필요한 사람

큰 인기를 끌었던 <닥터 하우스(House M.D)>가 몇 개월 전부터 넷플릭스에 올라왔습니다. (2020년 업데이트: 지금은 사라졌어요 ㅜ_ㅜ)
2004년에 첫 파일럿을 시작으로 전체 8시즌, 176개의 에피소드로 완결된 이 시리즈는, 세계적으로 많은 매니아층을 형성하며 꾸준히 인기를 끌었습니다.

 

칠판과 지팡이. 하우스와 뗼 수 없는 부속품같은 존재.

 

저는 방영되던 시기에 전 에피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에 끌리는 다른 작품이 없어서 이 시리즈를 다시 보게 되었죠. 웬만해선 봤던 드라마를 전편 다시 다 보는 경우는 드문데, 이건 굉장히 만족스러움을 느끼며 재탕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인 '하우스'가 모든 이야기의 중심이자 이야깃거리입니다. 그는 일단 머리가 비상합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골려먹기 일쑤입니다. 그걸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약간의 쏘시오패스적 성향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정말 싫고 짜증나겠지만, 드라마에서 만나는 캐릭터로는 상당히 재미있고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처음 봤을 때보다 시간도 흐르고 저 스스로도 사회문화적으로 성숙(?)한 분위기를 습득한 상태이다 보니, 이 캐릭터가 최근에 등장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면 그는 농담으로 내던지는 말이긴 하지만, 그 말을 내뱉는 마인드에 엄청난 인종 차별과 성차별의 기저를 가지고 있으며, 동료와 부하직원에 대한 예의는 사실 눈꼽만큼도 가지고 있지 않거든요. 

예전엔 전혀 느끼지 못했었는데, 다시 보면서는 상당 부분 '위험한 캐릭터'였음을 느꼈답니다.;;

 

초창기 '진단학과' 멤버로 하우스의 운갖 구박을 견뎌낸 팀 동료들. (실제 시즌1의 모습은 아님)

좌측부터, 하우스, 체이스, 포어맨, 캐머런.

하우스의 비상한 능력을 살리기 위해 프린스턴 병원장이었던 커디가 그를 주축으로 한 진단학과(병이 정확히 판단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병명을 밝히고 치료를 진행하는 특수과)를 만듭니다. 비용대비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의사들 간의 다른 이유도 있을 것 같고요;), 현실의 병원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학과라고 합니다.

자신의 괴팍함이 천재성(자신의 지식과 비상함을 주변인이 따라오지 못하는 데 대한 답답함)과 장애(오른쪽 허벅지의 근육괴사로 '바이코딘'이란 마약성 진통제를 계속 복용해야함) 때문이라고 치부하지만, 사실 그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솔직히 아무리 예쁘게 봐줘도 이 사람은 원래부터 천성적으로 착한 사람이 아닙니다. =_=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은 애처롭고(성격이 그러니 사람들에게 사랑을 못 받지...), 부럽고(머리 좋은 건 인정할 수 밖에...), 부럽고(내가 원하는 것만 하고 사는 성격과 환경...), 부럽고(의사니깐...), 미운(괴팍한데 왜 난 부럽지...) 감정을 다양하게 불러일으키는 재미난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꾸준한 사랑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시청자들이 이 시리즈를 사랑했던 이유, 다양한 이야기와 연출입니다.

176개의 에피소드들 중 적어도 90%인 150개 정도는 독특한 증상(원인을 알 수 없는 감염이었는데 알고 보니 브래지어 걸쇠 때문에 생긴 병이라든가)과 해결방법(대부분 하우스가 찾아내죠. 이미 죽은 환자의 무덤을 파헤쳐서라도), 거기에 기발한 연출(망상을 표현하는 미스터리적 기법이라든지, 시간을 역행으로 구성해서 단순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든다든지)을 더해 매 에피소드를 신선하게 느껴지게 합니다.

 

예전에 제가 이 많은 에피소드 중에서 기억에 남는 몇 개의 에피소드가 있었는데요, 특이하게도 모두 초반 시즌(1이나 2)의 것이더군요. 사실 독특한 설정이나 쇼킹한 내용은 중후반에 많았는데, 사람의 기억은 초반이 더 강하게 인지해서인가 봅니다. 

그런 부분들을 깨닫게 된 것도 이 드라마를 다시 보며 느낀 재미였습니다. ^-^

 

인상적이었던 에피 중 하나. 유명 10대 모델의 갑작스런 발작에 대한 에피였는데요,  사실 이건 "극강의 아름다움"에 대한 하우스의 대사가 인상에 남아서.

 

 

론 리빙스톤이 나온 에피도 초반이었는데요(저는 중반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것도 너무 앞쪽에 나와서 놀랐어요;),
아프리카나 오지의 사람들을 돕는 결핵전문의가 병으로 쓰러졌는데, 그게 결핵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에피였습니다.
결핵이 원래 Tuberculosis라는 긴 이름인데, 의사들이 줄여서 티비(TB)라고 부른답니다. 그래서 햄릿의 유명한 대사 "To be or not to be?(사느냐 죽느냐)"를 인용한 "TB or not TB?"라는 에피 타이틀 겸 하우스의 대사가 인상적이어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유명하지만 당시엔 무명이었던 배우들의 모습도 만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답니다.

<멘탈리스트>의 히로인 로빈 튜니. 그녀는 하우스의 파일럿 에피에서 환자로 분합니다. 유치원 선생님으로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하우스의 진단학과가 있는 프린스턴 병원으로 오게되죠.  

 

우리에겐 '석호필'로 유명한 웬트워스 밀러도 등장합니다. 기부단체에 몰래 돈을 전달하고 나서다 기절해서 병원에 실려온 자산가인데, 자신보다 주변인을 더 챙긴다는 이유로 하우스는 그를 정신병(?, 하우스는 그런 이타심은 불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으로 진단합니다. 정말로 정신병이었을까요...?

 

아만다 사이프리드도 풋풋한 모습으로 시즌1 중반 에피에서 등장합니다. 

환자는 아니고 환자의 여친인데요, 남자친구의 아버지에게 날라리로 찍혀서 맘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러운 10대 소녀로 나와요. 지금과 비교하면 너무 평범해 보이는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역시 인간은 리즈 시절이 따로 있는 것인가...)

 

그 외에 존 조나,

 

저스틴 전도 슬쩍 나옵니다.

미국 드라마를 많이 보시는 분들이라면, 더 익숙한 얼굴을 많이 만날 수 있으니 직접 발견하는 재미를 만끽하시길!

 

 

다양한 캐릭터가 합류했던 진단학과

역시나 제 기억보다 많은 캐릭터가 상당수 거쳐갔더라고요. 

시즌 1에서 시작했던 멤버들은 생각보다 빨리 자리를 떴고(물론 다른 방식으로 드라마에 어느 정도 계속 나오긴 했지만), 그 후에 합류했던 멤버들이 오히려 오랫동안 일했더군요.

 

새로 합류했던 타웁(맨 왼쪽)과 커트너(중앙, 배우 칼 펜). 이로써 배우 연결하기(<지정생존자>의 칼 펜) 성공! ㅎ

 

다시, 커트너와 타웁.

둘은 은근한 케미를 자랑하며 불안하지만 안정적으로 팀에서 역할을 해냅니다. 특히 커트너는 하우스 다음으로 가장 적절하게 병명을 찾아내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한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친구는 착합니다. 따뜻하고요. 그리고 돌연 하차합니다. (읭?!)

 

당시에도 커트너(칼 펜)의 갑작스러운 하차로 사람들이 많이 의아해 했었는데요, 이유는 바로 오바마 정부에 참모격으로 발탁되어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로 개망나니같은 캐릭터를 담당했지만(존 조와 함께 등장하는 영화가 유명하죠. '해롤드와 쿠마' 시리즈는 넷플릭스에서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상당한 엘리트에 대중문화 쪽에서 이슬람계로서 성공한 그를 오바마 대통령이 불렀다고 해요. 그곳에서 어떤 정책에 이바지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연유로 시리즈에서 하차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에피에서는 우정 출연정도로 다시 볼 수 있어요^^)

 

타웁은 다시 볼 때도 곧 빠질 캐릭터라고 생각했었는데(처음 봤던 기억에선 완전 잊혀짐...;), 생각보다 길고 가늘게 오게 버팁니다. 체이스, 포어맨과 셋트로 가장 오래 버텼던 캐릭터예요.

참, 매력적인 미모로 드라마 후 바로 영화에서도 승승장구했던 13(썰틴), 올리비아 와일드도 후반엔 띄엄띄엄이지만 상당히 오래 시리즈에 등장합니다.

 

그리고 거의 유일했던 팀 내 커플, 체이스와 캐머런.

시리즈에서 최고 미남 자리를 차지한 체이스(왼쪽). 캐머런(오른쪽)과는 커플로 이어지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ㅜ_ㅜ

 

체이스의 얼굴을 이용한(?) 에피들도 몇 등장합니다. 예전에 볼 땐 못 느꼈는데, 다른 캐릭터들이 워낙에 "체이스, 넌 잘생겼잖아" 대사를 많이 하더군요. 정작 본인은 "내가 그 정도까지 잘생긴 건 아니잖아?"라고 하지만... 이런 소소한 재미와 눈 호강 시켜준 캐릭터가 끝까지 남아준 건 정말 고마웠습니다. (ㅠ^ㅠ)

특히 시즌 초반에는 캐릭터가 상당히 불분명했어요. 잘생긴 날나리인 듯 하면서, 아버지 빽으로 하우스 밑에서 일하게 된 설정에, 상당히 가벼운 남자로 보여집니다. 그러다 갑자기 비극적 사건(?)을 하나 붙여주더니, 유야무야되어버리고, 결혼을 시키더니 파탄을 내고... 그 시기를 넘기고 나서야 캐릭터가 좀 '사람'같아 집니다. (이전까지는 좀 실체성이 없었달까요)

처음부터 좀 잘 잡아줬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에요.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에 하나를 체이스가 만들어줬습니다. 소아암에 걸린 어린 소녀가 체이스와 단 둘이 있는 검사실에서, 자긴 키스도 못해보고 죽을 지도 모르니 키스를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체이스는 자신은 소녀에 비해 나이가 너무 많으니 또래 애들하고 하라며 만류하지만, 소녀는 자신에게는 이제 기회가 없을 지도 모른다며 간곡히 부탁합니다. 그렇게 소녀는 체이스의 입술을 뺐습니다. (체이스가 해준 거긴 하지만, 확실히 당한 느낌;) 

아이의 간절한 소망을 거절하지 못한 채 안절부절하던 그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고나 할까요.

 

그 외에 대규모의 생존경쟁을 벌였던 후보 의사들(타웁, 커트너, 썰틴도 이때 합류), 감옥에서 만난(?) 닥터 아담스, FBI에서 일하던 의사, 천재 소녀라 학부생일 때 커디가 꽂아넣은 마스터스, 한국계 박선생(한국인을 너무 희화화한 것 같아 기분 나쁘기도 한 캐릭터) 등등 많은 캐릭터들이 8개의 시즌에 걸쳐 함께 합니다.

 

 

하우스의 사랑, 사랑

병원장인 닥터 커디와의 사랑이야기는, 제가 기억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짧더군요.;;  심지어 썸타는 기간도 상당히 짧았어요. 둘이 너무 좋아보여서 오래 사랑했던 걸로 기억했나봐요. 

둘의 사랑 얘기는 제 기억보다 더 후반부에 나옵니다. 둘이 잘 되었으면 좋았을텐데... ㅜ_ㅜ

 

개인적으로 둘이 티격태격하는 게 보기 좋았어요. 물론 커디는 복창 터질 노릇이지만...

 

그리고 미드계의 대표적 브로맨스, 윌슨 박사와의 사랑(?)도 빠질 수 없습니다.
(차순위 브로맨스는 <슈퍼내츄럴>의 윈체스터 형제라고 생각합니다)

닥터 윌슨이 과거에 어떤 사건을 계기로 하우스와 엮이게 되면서, 인생에 치명적인 동반자로 하우스와 함께 하게 되는데요, 둘은 헤어질 듯 하면서도 다시 인연을 이어가며 시즌 통털어 가장 오래, 질긴 인연을 보여주는 커플입니다. 

하우스에게 윌슨은 거의 호갱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이 어울리는 것은 윌슨의 내면에 하우스같은 장난기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둘은 가끔 말도 안되는 내기를 하거나, 정신나간 짓을 하는데, 이게 100% 하우스의 생각만은 아닙니다. 그랬기 때문에 서로 어울릴 수 있었던 것이죠. 보신 분들은 기억하겠지만, 슬프지만 아름다운(?) 엔딩이 이들을 기다립니다.

그래도 서로에게 이런 친구 하나 있다면, 인생 괜찮게 산 거 아니겠습니까... ㅜ_-

 

휴 로리의, 휴 로리에 의한, 휴 로리의 하우스

드라마는 주인공 하우스 역의 휴 로리에 의해서 모든 게 완성됩니다.

그의 연기적 재능은 말할 것도 없고, 하우스가 캐릭터성을 부여하기 위해 보여주는 벽에 공을 튀기며 노는 손재주(잡기), 지팡이를 이용한 공놀이, 하우스의 취미인 음악(피아노와 기타) 활동 등은, 휴 로리이기에 고스란히 가능한 거겠죠.

 

그의 음악적 재능은 상당히 탁월해서, 드라마 엔딩 등에서 실제 연주하는 장면이 쓰일 땐 '역시'라고 감탄하곤 했습니다.

 

시즌이 갈수록, 세월이 가서 그의 머리숱이 줄어듦에 안타까웠지만(실제로 정수리쪽 탈모가 많이 진행.. ㅜ_ㅜ, 나중엔 분장으로 메꾼 것 같았어요), 약간의 스타일링으로 괴팍한 멋짐을 유지해줘서 고맙기도 했습니다.

괴팍한 하우스

 

 

잘생긴 하우스

 

 

머리 짧은 하우스 (이 머리 했을 때가 전 제일 멋졌던 것 같아요)

 

 

준비했던 내용도 이제 끝이 나 가네요.

 

마지막으로, 앞에서는 좋은 이야기만 했습니다만, 자막(번역)에 있어서는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여러 명이 나눠서 한 후 검수를 제대로 안 마쳤는지, 캐릭터 이름이 들쑥날쑥하기도 하고(포어맨-포맨), 존대-반말이 일관성 없게 사용되기도 하고(윌슨이 하우스에게 존대했다가 반말했다가), 중간 중간 번역없이 비어있는 자막도 있고요. 

가장 심하다고 생각했던 건, 캐머론의 연구실험 결과를 포어맨이 몰래 논문에 사용했다가 둘 사이가 안 좋아지게 된 에피에서는 논문을 의미하는 'Article'을 '기사'라고 번역을 붙인 거였어요. 이런 일반적인 것도 틀린 것을 보니, 의학용어 관련된 내용들은 의학감수도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서 전반적으로 좋진 않은 번역들이 많았습니다. 

예전에 어둠의 경로 자막조차도 의료 종사자들이 자체 감수를 하기도 했었는데, 이런 부분들은 좀 실망스러웠달까요. =_=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시작한 지 10년이 넘어서 좀 오래되게 느껴질 수 있지만(실제로 프린스턴 병원 헬기샷은 되게 촌스러워 보여요 ㅋ),

지금 다시 봐도 이 드라마는 늠후 재미있다는 것. 다양한 에피와 연출이 신선하게 느껴진다는 것. 

그러니 여러분도 다시금 한번 즐겨보시라는 것입니다~! (즐겨라~ 즐겨라~)

주요 캐릭터 단체 샷으로 마무리합니다. 

 

 

+ 다시 보시는 분들은, 오프닝 음악이 기억과 다르게 좀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저도 그래서 다 본 후 녹음까지 해서 다시 확인해봤는데, 시즌3 정도부터 오프닝 음악의 편집이 약간 달라졌고요, 아마 대부분은 후반부 음악을 기억하고 계실거예요. 

그걸 알아챘다면 당신도 (저만큼) 섬세한 사람?! ^-^

 

이 화면 나올 때 시작되는 오프닝 음악이에요. 화면은 파일럿에서 로빈 튜니의 두개골 엑스레이를 보는 하우스의 얼굴 장면에서 따와서 넣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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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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