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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돈 다이 (The Dead Don't Die, 2019) : 누군가에겐 재미있고 누군가에겐 아니고 :: 넷플릭스 좀비영화 추천 : 짐 자무쉬 감독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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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돈 다이 (The Dead Don't Die, 2019) : 누군가에겐 재미있고 누군가에겐 아니고 :: 넷플릭스 좀비영화 추천 : 짐 자무쉬 감독

쥬한량 2020. 12. 1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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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자무쉬의 영화는 사실 몇 개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하나 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독특하고 대단한 감독인지 느낄 수 있었죠.



그가 B급 좀비 영화 느낌의 영화를 만들었다고 떠서 흥미가 생겼습니다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밀어두고 있다가 이제야 보았습니다.



저는 꽤나 흥미로웠는데요, 

하지만 모두에게 재미있을 거란 보장은 못 드리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좀비영화와 배우들을 사랑했던 사람만이 결국 웃음 지을 것이다

참으로 평화로운 시골 마을 센터빌. 그 마을이 갑자기 뒤숭숭해집니다. 갑자기 해가 길어져서 지지않질 않나, 동네 동물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시체들이 깨어나기 시작한 거죠. 마을을 지키는 경찰서장 클리프(빌 머레이)와 로니(아담 드라이버), 민디(클로에 세비니)는 죽음에서 돌아온 시체들이 사람들을 공격하는 좀비가 된 것을 확신하고 새로 마을에 온 신비로운 장의사 젤다(틸다 스윈튼)와 함께 좀비들을 처단하고 마을을 구하고자 하는데...



​ ​

사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블랙 코미디와 풍자가 곳곳에 깔려있습니다.

좀비 영화스럽기도 하지만, 짐 자무시 스타일이 더 많이 녹아있어서인지,

일반 영화팬들에겐 '지루하다'는 평을 많이 듣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상당히 엄청난 멀티 캐스팅인지라, 

줄거리에 언급한 배우들 외에도, 대니 글로버, 케일럽 랜드리 존스(저는 사실 잘 모르..;), 스티브 부세미, 셀레나 고메즈 등,

출연자 보는 재미가 상당한 것은 지루함을 조금이나마 상쇄시켜주는 장점이죠.




** 아래는 결말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치 않으시면 이 색상 글씨는 건너뛰어 주세요 **



좀비의 머리를 날리면 된다는 가장 중요한 전투방법을 빨리 습득했기 때문에, 

사실 이들이 좀비를 이겨내지 못할 것 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초반부터 로니는 계속 중얼거렸죠. 

"결말이 좋게 끝날 것 같지 않아요."

처음부터 그 말은 어쩌면 스포일러였던 겁니다. 



B급 영화에 도가 튼 동네 잡화점 주인 보비(케일럽 랜드리 존스)마저도 가장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허무하게 좀비에게 당하게 되죠.

우연히 보비와 팀을 이뤘던 행크(대니 글로버)도 함께 당하고.

우연히 동네를 지나던 클리블랜드 출신 청소년 3명도 어이없이 당해버립니다.

백인우월주의자로 나름의 캐릭터 성격을 갖추고 있던 프랭크(스티브 부세미) 조차도 좀비로부터 자신을 잘 지켜내는가 싶더니 한순간에 사라져버립니다.

심지어 경찰관 중 민디조차도, 

순찰을 돌던 차가 좀비들에게 둘러싸이게 되고,

좀비들 틈에서 무덤에서 나온 할머니를 마주한 순간, 패닉상태가 되어서 삶을 포기해버리는 캐릭터죠.

(사실 이 설정은 좀 많이 짜증났어요. 민디는 딱히 경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던 캐릭터거든요. 그런데 막판에까지 이 모냥이라니...)

단순히 신비로운 여인인 줄 알았던 장의사 젤다는

독특했던 캐릭터의 스타일만큼 뒤통수를 칠만한 반전을 보여줍니다.

네, 엄청난 전투력과 신비한 능력을 갖췄던 그녀는 사실... 

외계인이었던 것;;



심지어 마지막 전투가 한창인 시점에 자신을 데리러온 우주선을 타고 사라져(도망!!) 버립니다.



로니와 클리프도 마지막까지 좀비들과 열심히 싸우지만, 결국 스러지고...

마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CDC(여기가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어요. 청소년 교화시설인가?)에 갇혀있던 3명의 청소년과 숲에서 혼자 생활하던 은둔자 밥 뿐입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대부분의 주체는 클리프와 로니였지만,

사실상 나레이션을 맡아서 마무리하는 것은 은둔자 밥입니다.



허무하게 끝난 이 영화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을 뭘까요?



사실 은둔자 밥의 마지막 나레이션에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대의 사람들은 욕망에 치우쳐서 진실한 영혼을 날려버린 채 살아가고(좀비), 

그렇게 옆의 사람들까지 좀 먹는 삶에 치여산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처음 좀비들이 무덤을 나오게 된 계기도,

석유 시추를 위해 작업을 하다가 자전축이 흔들렸고, 이로인해 부자연스러운 상황들이 발생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인간의 욕망이 결국 많은 걸 파괴하게 된 시작인 거죠.





영화는 독특한 블랙코미디를 구사하기 때문에, 그 흐름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이게 뭐야?'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유지되는 침묵의 시간,

뜬금없는 말은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고 (클리프 서장이 "그거 애드립이야?"라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요, 왜 저런 말이 이 맥락에서 나올까 싶은 상황인데, 나중에 가면 왜 그런 말이 가능한지 알게 됩니다),

영화와 현실을 오묘하게 뒤섞어 놔요. 

로니와 클리프가 막판에 가면 갑자기 아담 드라이버와 빌 머레이가 되어 대화를 나누는 순간도 나오죠.



더불어, 기존의 대표 좀비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같은 영화에 대한 오마쥬 장면이나, 다른 영화에서 따온 장면들(빌 머레이가 나왔던 <좀비랜드>에서 차용하거나)이 나오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재밌고, 모르는 사람이라면 '저게 뭥미' 의 느낌을 받게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좀비영화를 많이 보신' 분들께 추천드려요.

('좀비영화를 좋아하는' 분들께 드리는 추천은 아닙니다. 그 스타일과는 다르니까. ^^;)


 

*트리비아


- 아담 드라이버가 출연한 <스타워즈>에 대한 재미난 연출도 있습니다. 로니가 몰고 다니는 스마트 차량의 효과음은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차량효과음을 따왔고요, 로니의 키체인에는 스타워즈 우주선이 달려있죠. 


- 틸자 스윈튼이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영화를 촬영할 때, 짐 자무시에게 좀비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줬다고 합니다. (이런 독보적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그녀는 정말 복받은 사람)


- 위에도 언급했지만,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에서 따온 장면들과 좀비 캐릭터들이 많습니다. 감독에 대한 존경으로 그가 공부하고 경력을 시작하게된 피츠버그를, 젊은 3명(셀레나 고메즈 일행)이 온 곳이라고 언급하는 장면이 들어갔다고 하네요.


- 짐 자무시 감독으로는 35년 경력에서 처음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은 극장(600개 이상)에서 개봉한 영화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욕먹다니... ㅜ_ㅜ)


- 영화의 제목이자 주제가처럼 흘러나오는 '데드 돈 다이'를 부른 가수 스터질 심프슨은 이 영화에 까메오로도 출연했습니다. 바로 기타를 질질 끌고 나타난 좀비역이죠.


- 다니엘 크레이그가 맡을 역도 있었습니다만, 아담 드라이버와 스케줄 조정이 잘 안되면서 그가 출연할 씬을 전체 들어냈다고 하네요.


- 로니가 계속 중얼거린 "결말이 좋게 끝날 것 같지 않아요(This is all gonna end badly.)"는 스타워즈에서 나온 대사("좋지 않은 느낌이야(I've got a bad feeling about this.)"를 그대로 패러디한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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