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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범죄드라마 추천 : 그레이스 (Alias Grace, 2017) : 그녀는 정말 살인을 했을까 본문

Drama, blah blah...

넷플릭스 범죄드라마 추천 : 그레이스 (Alias Grace, 2017) : 그녀는 정말 살인을 했을까

쥬한량 2020. 7. 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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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그다지 흥미를 끄는 드라마가 아니었습니다.

등장하는 배우들도 잘 모르겠고, 너무 어두침침한 분위기에 그저 그런 치정극이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러다 맨부커상을 수상한 마가렛 앳우드의 소설이 원작이라는 소문을 듣고 마침 볼 게 없던 찰나에 시도해 보았습니다.

사실 처음 2번째 에피까지는 집중도 잘 안되고, 재미도 없고, 흥미롭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 주인공이 범죄가 벌어졌던 그 집으로 가게되면서 몰입도는 한 순간 절정을 향해 달려갔죠.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으신 분께도, 3번째 에피까지는 참아보시길 권합니다!


범죄에 대한 기억이 없다면 무죄인가, 유죄인가

19세기 캐나다, 그레이스는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 밑에서 동생 셋을 키우다가, 돈을 벌어오라는 아버지의 학대에 토론토의 어느 부잣집 하녀로 일하러 들어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평생의 절친이자 멘토인 메리 화이트를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그집 장남의 농간에 아기를 갖게 되고 불법 낙태 시술 때문에 죽음에 이릅니다. 친구를 잃고 외로워하던 그레이스에게 다른 집 가정부(낸시)가 더 높은 급여의 일자리를 제안하게 되고, 그레이스는 낸시가 일하는 키니어 댁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하인인 맥더못과 함께 낸시와 키니어를 죽이고 도망치다가 붙잡힌 후, 맥더못은 교수형을 당했지만 그레이스의 유죄 여부는 판가름 나지 않았기에 종신형으로 감형된 채 교도소 생활을 계속 하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무죄를 믿는 사람들이 모인 사면위원회는, 그녀가 사면받을 수 있도록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면서, 정신과 의사인 조던 박사에게 그녀의 상태에 대한 보고서 작성을 의뢰하게 되는데...

 

 

원작 소설은 캐나다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고 합니다. 1996년 처음 책이 출간되었을 때, 제작자인 사라 폴리는 이 판권을 꼭 확보해서 영상화하겠다고 결심했고 이를 거의 20년 만에 실행에 옮기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녀의 집념에 박수를~~)

소설에서 그레이스의 첫 법정 심리가 11월 3일에 열리게 되는데, 넷플릭스 드라마 릴리즈도 올해 11월 3일! 묘하게 잘 맞췄죠?

 

드라마는 미니시리즈 6부작으로 각 회 45분여의 시간으로 진행됩니다.

위에도 잠깐 언급했듯이, 초반 2회분은 그레이스가 사건 현장으로 가기 전까지의 이야기와, 조던 박사가 그레이스를 만나서 조금씩 알아가는 상황을 담았기 때문에 조금 지리 멸렬합니다.

조던 박사 역의 에드워드 홀크로프트. 우리에겐 킹스맨에서의 악역(찰리)으로 얼굴이 익숙합니다만, 저에겐 크리스 에반스의 저렴이 버전같은 느낌이랄까요... ㅋ

 

하지만 3회로 접어들면 그레이스의 기본적인 과거에 대한 내용이 확보가 되고, 어떤 범죄 사건이 어떻게 일어나서 그녀가 가장 유명한 여성살인자가 되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본격적인 재미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사실 2편까지 보고 그냥 여기서 접을까 생각했었는데, 다른 거 볼 게 없었던 게 어찌나 다행이었던지...)

 

 

그레이스의 캐릭터는 은근히 매력적입니다. 중간에 키니어의 묘사에서도 드러나듯이, 좋은 옷을 입혀놓고 가만히 있으면 귀부인 분위기가 풍길만한 고상함을 내재하고 있죠. 영혼 자체가 순수하기 때문에 발산되는 아름다움도 있으면서, 그로인해 피해보지 않기 위해 날을 세우는 까칠함, 조곤조곤한 말투에서 느껴지는 고집 등도 그 매력에 한 몫을 합니다. 

조던 박사에게 순진 무구한 존재로 비춰지고 있지만, 사실 그녀 나름대로는 조던이 오히려 세상사(정확히 말하자면 하인들의 세상?)를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그레이스에게 사회생활(?)의 재미와 어울림을 가르쳐 준 메리. 하지만 똑똑했던 그녀가 왜 그렇게 망가져야 했고, 변해버린 건지에 대한 설명은 조금 부족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레이스의 인생을 망친 게 그녀일 수 있으니까요.

 

분명히 드라마 시작하는 크레딧에서 아는 이름이 2개 있었습니다. 하나는 안나 파퀸, 하나는 재커리 리바이. 하지만 안나 파퀸은 안 나오길래 잊어버리고 있었고, 재커리 리바이는 누구였는지 기억이 안나서 매칭을 못 시키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완전히 어이없게도, 낸시가 죽는 장면이 나오고 나서야(그것도 여러 번;;) 그녀가 안나 파퀸이었다는 것을 인지해 냈습니다. -_-;;

너무 후덕해져버려서 알아챌 수가 없었다는... (그저 단순히 누군가를 닮은 배우구나 생각했어요;;)

 

그리고 재커리 리바이는... 다 본 후 리뷰를 쓰기 위해 IMDB를 뒤지기 전까지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재커리 리바이는 제레마이어 역할로, 그레이스의 미래를 점쳐주고 그녀가 범죄의 위기에서 벗어날 뻔하게 도움을 줄 수 있었지만 결국 포기했던 보따리 장사로 나옵니다. 예전 <척(Chuck)>에서의 말랐던 모습과 비교했을 때 너무 변해서 알아 볼 수 없었어요. (사실 지금이 훨씬 잘생겨 보입니다) 

당연히 키는 여전히 컸기에 더 멋있어 진 겁니다만.

 

아래에는 스포일러가 대놓고 있으니, 아직 보시지 않은 분은 다 보신 후 다시 오셔서 제 의견이 어떤지 함께 고민 좀 해주세요. =_=

결국 그레이스의 범행에 대한 결론은, 메리의 혼령이 그레이스의 몸 안으로 들어가서 저지른 범행인 것처럼 보입니다. 혹은 메리가 자신의 몸에 들어와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그레이스가 생각한 것일 수도 있죠. (후자의 경우에는 다중 인격으로 병리가 존재하겠습니다만)

제레마이어가 최면치료 박사로 다시 나타나서 사기를 치면서, 그레이스는 그런 논리를 대중에게 정당하게 보여주는 기회를 잡고, 이것은 시일이 걸렸지만 결국 그레이스가 사면받게 되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어떻게 된 것인지는 밝혀주지 않습니다. 전자든 후자든, 마지막 에피에서 표현된 그레이스의 독백은 설명이 되지 않거든요. (제레마이어가 최면술과 마술로 신문에 광고를 띄운 것을 보며, '제레마이어가 나의 비밀을 말하지 않았던 것처럼, 나도 제레마이어의 비밀을 말하지 않았다')

그렇다라고 하는 것은, 그레이스가 실제적으로도 범행을 저지른 것이고 본인도 그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게 아닐까요? 그러면서 기억이 나지 않다거나, 메리의 혼령이 씌여서 그런 것처럼 쇼를 한 것이라는 셈이죠.

하지만 그렇다라고 하더라도, 그러면 드라마 전반에서 보여준 그레이스의 심성이나 행동이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한 없이 선량하고 순수하며 잔인하거나 냉정한 면모는 전혀 없었습니다) 

본인 스스로의 스토리텔링이기 때문에 그 진실성이 더 높다고 생각해야 할 상황인데, 거기에서 자신을 감추고 더 꾸며냈다고 보기는 힘드니까요.

더불어 그녀의 편지를 받고, 의식불명 상태에서의 조던 박사가 뭔가 깨달은 듯 그레이스의 이름을 부르는 장면 또한 그레이스의 사기를 드러내기 위한 장치인 것 같죠. 

 

드라마를 다 본 후, 계속 생각이 나서 정리해보고 있지만, 저에게 결론은 여전히 미궁입니다.

저는 그레이스는 법리적 판단에서는 명확하게 유죄(드라마에서도 이럴까요? ㅎ)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녀가 어떤 식으로 범죄를 저질렀냐, 무엇에 대한 유죄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여러 모로 결론을 못내고 있습니다. 

<다운튼애비>의 미스테리 버전이나 스페인 드라마인 <그랜드호텔>같은 느낌이 공존합니다만, 좀 더 깊이있고 스산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청하신다면 색다른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참, 넷플릭스에서 최근에 함께 서비스하고 있는 <죄인>의 경우도 비슷한 모티브(한 남자를 죽인 여자, 기억상실)라고 하니 함께 비교해보시는 것도 재미난 감상법이겠습니다~


넷플릭스의 영화/드라마에 대한 본 리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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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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